즐겁다. 틀림없이 모든 것이 즐겁다.
미치광이의 건강법을 아는가?
미치광이는 미쳐있을 때 가장 건강하다.
건강하다는 것은 즐겁다는 것이다.
아무도 병증을 병이라고 부를 수 없다.
병을 병증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어떤 삶을 사랑한다. 분명히 어떤 삶을 사랑한다.

내가 사랑
한다는 것을 온 몸과 온 정신으로
감각 할 정도로 나는 끊임없이 사랑한다
.

틀림없이 나는 기쁨과 유쾌함으로 몸이 세로로 찢어나갈 것 같다.
틀림없이? 그게 좋은가?
그걸 좋아해?

어쨌든 간에 말이다. 아침해가 뜨기 전이다. 아무도 아침해가 뜨는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도
아침해를
사랑하지
않는다.

아무도아침해를사랑하지않는다.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다. 아무도 눈물흘리지 않아.
너무 많이 울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시간이 눈을 감기 전에 너무 많이 울었기 때문이다.
엔터, 엔터. 엔터.

엔터.
이건 필연이다. 어떤 삶을 사랑해야만한다. 경쾌하게 사랑해야한다.
말했듯이, 말했듯이, 내가 모두에게 말하고 싶은 것처럼.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세로로 쭉 찢어질 정도로
미치도록
찢어지도록
사랑해야한다. 아아, 미치광이의 건강법, 미치광이의 건강법. 나의 문장들.
사실 이건 전혀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도 심각하지 않다.
아무도... 우스운 말이야. 아무도.
나는, 이라고 하자. 나는!
나는 심각하지 않다. 나는 사랑한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즐겁다. 나는 사랑한다. 나는 심각하지 않다. 나는 사랑한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즐겁다. 나는 경쾌하다. 심장이 마치 분수처럼 솟아오르도록 즐겁다. 나는 즐겁다.

나는.정말로.즐겁다.나는.정말로.즐겁다.미치광이의건강법을아는가?
단 한 번도 도피하지 말라. 당신이 난자당할때 당신은 틀림없이 건강하다. 건강하다. 건강하다.


아침해!!
아침해가 떠오르기 전에, 아침해가 떠오르기 전에, 아침해가 떠오르기 전에.
말한다, 말하건데, 아무도 아침해를 사랑하지 않는다. 아무도 아침해가 뜨는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어떤 인간적인???인간적인? 너희들이 말한 인간적인? 아무튼, 통상적으로 생각하자.
그 어떤 인간적인 욕망도 없는 세상에서.
아침의 그 괴상한 파란색이 하늘을 뒤덮기 전에
어떤 삶을 사랑해야만 한다.
그 괴상한 파란 빛깔이 하늘을 전부 뒤덮기 전에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전부 해버려야한다.

아아.
아아.
아아, 언어.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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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인간보다도 인간적인, 그 어떤 인간도 상상하지 못할, 인간을, 인간의 덩어리를.
나는 체화된 욕망이 보고 싶다. 그 순진무구한 핏빛의 입술과 크게 벌린 입을 보고 싶다.
굳이 종교라 한다면, 이것이 나의 새로운 신앙이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지금 이 관계들 속에선 투명한 눈물이다. 너무도 많고 복잡한 감정들이 혼탁하게 얽혀 오히려 투명하게 보이는.
처절한 울분이다.
혼탁한 눈물을 태어나게 만드는 너희들이야말로 전쟁광이다. 전쟁에 미친 인류다.
그리고 그 눈물샘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들이야말로 전쟁광이다. 미치광이다. 필연적인 잔혹함이다.
그러나 전쟁광이라고? 이러한 단어가 있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이냐.
나는 쓰지 못한 것을 쓰러 가야 한다. 너희가 빼앗아간 핵심과 너희가 내게 준 시각들을.
틀림없는 '다름'을. 천연의 것을 대단히도 괴상한 괴물성으로 만들어버리는 격리의 혓바닥들을.
너희들의 끔찍한 눈과, 나를 항상 미쳐 날뛰게 만들었던 그 표정들을. 그 표정들을. 그 표정을 짓는 자들을. 너희는 정당하냐? 너희는 스스로 짓고 있는 그 표정들 만큼 정당하냐? 그 찌푸린 미간은? 경악하는 눈동자는? 공포에 질린 시선은? 혐오감에 꿈틀거리는 혓바닥은? 역겹게 일그러진 입꼬리는? 나를 향하던 그 푸르죽죽한 입술들은? 너희의 이마 한가득 꽂혀 있는 정당함의 근거들은? 너희는 정당하느냔 말이다. 너희는 괴물을 만드는 자들이다. 너희는 격리를 만드는 체제이고, 너희는 혐오를 위한 정신을 가지고 태어났다. 너희는 스스로 만든 괴물들을 울리는 자들이다. 너희는 자연을 자연이 아닌 것으로 덧칠해놓는 흉악한 왜곡을 만드는 자들이다. 너희는 그저 폭력배이며, 모여서 흉기를 드는 자들이고, 너희들의 그 힐끗거리는, 그 힐끗거리는, 그 곁눈질하는 야비한 눈동자들, 야비한? 야비하다고 할까? 아니면 무어라고 할까. 너희들을 이만큼이나 증오하며 울부짖고 있는 난 어떤 방식으로 언어를 입에 담아야 정당할까? 그 누가 정당하다고 할까? 누가 정당함을 입에 담을까? 누가 정당함을 온갖 흉기들에게 나눠 주고 있을까? 너희들을 그저 엿같은 새끼들이라고, 찢어발겨 마땅한 개새끼들이라고, 찢어발기지 못하는, 너희들 모두를, 이 거대한 건축물의 주인들을, 너희 정당하고 정의로운 시민들을, 착실한 납세자들을, 봉사정신이 투철한 선민들을, 내 심장을 꺼내려고 했던 쓰레기 같은 법과 도덕의 수호자들을, 쓰레기 같은, 아아, 폭언이 도대체 무어라고. 욕지거리들이 도대체 무슨 표현력을 가진다고. 만약 그것들이 충실하고 완전한 것이었다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길게 늘어놓는다. 나는 계속해서 길게 늘어놓는다. 나는. 계속해서. 길게. 늘어놓는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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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 한 번이라도 배가 고팠던 적이 있는가? 나는 배가 고프다고 말하면서 단 한 번이라도 허기 속에서 실체를 갈구한 적이 있느냔 말이다. 나는 욕망만을 갈구하지 않았나. 나는 욕망만을 갈구하지 않았던가. 허무주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무를 아는 삶은 얼마나 극단적이란 말인가. 그러나 보라, 그 극단은 극단이 아니다. 극단이라는 것은 경계선과 축이 나눠 놓는 좌표다. 그러나 그의 삶 속에는 경계선도 축도 없다. 태양을 갈구하며, 하얗게 작렬하는 햇빛을 갈구하는 그 타들어가는 눈동자를 갈망하며, 온 몸에 퍼진 독의 맛을 보는 누군가. 지상에 두 발을 짚고 살아가는 인간과 그 두 발을 찾지 못해 부유하며 울고 있는 삶 말이다. 삶이라니, 삶이라니, 삶이라니. 삶이라니, 누가 그런 이름을 붙이고 즐겁다는 듯이 웃어대느냔 말이다. 누가 그 이름을 입에 담고 차가운 눈동자를 얼어붙은 눈꺼풀로 감쌀 수 있단 말이냐. 그 열광하는 이름을 손에 쥐는 자들은 모두 울고 있을 터다. 아니다, 울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울지도 못하고 슬퍼할 것이다. 눈물도 없는 채로 절규할 것이란 말이다. 역류하는 눈물샘이 이어지는 곳에 마침내 심장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두개골에 담겨있는 심장을 생각해보라. 두개골에 담겨있는 심장과, 늑골에 감싸인 뇌수를. 마치 신화속의 인물들처럼. 마치 신화밖에 모르는 인간들처럼. 나는 머리에 뇌수를 담고 차가운 눈동자를 갖고 있는 거짓말쟁이들을 증오할 것이다. 그들이 열화와 같이 끔찍한 진실만을 입에 담지 않음을 혐오할 것이다. 사랑을 해라. 정신은 썩지 않는 다는 비극 아래에서 사랑을 해라. 비극을 알지 말고, 비극을 뼈에 새긴 채로 사랑을 해라. 그러나 인간을 피할 것. 설령 어떤 내면의(그리고 당신 내면의) 이미지를 사랑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미지만을 사랑할 것. 누군가가 병증을 말하더라도 불안해 하지 말 것. 불안해 하지 말 것.

우리는 춤을 보러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춤을 보러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틀림없이 어느 무엇도 춤을 추지 않는 광막한 사막에 있다. 우리는 틀림없이 날카로운 소금덩어리들이 태양과 몸을 섞는 새하얀 사막에 있다. 우리는 춤을 추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춤을 추어야 한다. 미치광이들을 사랑하며, 너무 뜨거운 열기에 생명마저 입을 다문 공기 속에서 미치광이처럼 춤을 추어야 한다.

아아, 나를, 감탄사밖에 없는 언어적 공허 속을, 인간의 이빨과 똑같은 눈을 가진 소름끼치는 천민들을..
위대하게 되기. 그들이 아닌 '그'의 페이지 안에서. 충동과 섹스하기.
그들의 오만한 혈관의 흐름과, 소름끼치게 뭉개진 이성의 입꼬리를 찢어 명확하게 하라.
모든 통증들이 아름다움이 되기를─이 땅의 사막과 태양이 똑같이 하얗게 작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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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머니스트다. 다만 남들이 얘기하는 만큼 휴머니스트는 아니다. 내가 얘기하는 만큼 나는 휴머니스트다. 너희들은 휴먼이 아니고 나야말로 휴먼이기에 그렇다. 휴먼. 휴먼. 필멸의 운명을 감각 깊이 받아들이고 허무주의를 극복하는 것이다. 휴머니즘과 모랄리즘이라니. 사실은 그 둘은 단 한 번도 몸을 섞은 일이 없다.

내가 낙오자나 폐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하는 시대다. 어느 시대에서나 그랬지만.. 적어도 나는 비참함 속에서 안락을 찾지는 않는다. 아아, 한낮의 태양과 생명, 혓바닥 위에 올려놓은 생명력. 수십 개의, 혹은 수백 개의... 아무튼 그것은 너희들의 비극이자 관계성의 비극이다.

나는 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병원은 필요하지 않다. 나는 내 병증과 광증의 경계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치료이고 어디까지가 아니며 어떤 필요성을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지도. 그렇다면 나는 약을 필요로 하지 않아야하나? 하지만 내가 약을 필요로 할 때 그것을 취할 수 없으면 나는 온갖 것에 취하고 싶어진다. 일부 나약함에 대한 통증. 나는 잠을 자고 싶지 않다. 그러나 시간 속의 방치도 바라지 않는다. (무엇이 어찌되든 글을 쓰는 것밖에는 수가 없다. 강압성보다는 필연성이고, 결국 그런 색깔의 방향이었다.)

병원에서(그런 역할에서), 다급하게 나를 불렀었고. 나는 다급하게 불려갔다. 다급하게. 급박하게. 내 정신의 긴급성을 외쳤고, 바쁘게 만들었다. 아, 빌어먹을 통증. 빌어먹을 통증. 빌어먹을 객관성. 그건 너희들의 것이다. 正常은 너희들의 것이다. 일반화의 공식도 너희들의 것이고, 너희들 내면에 새겨져 있는 것들은 전부 빌어먹을 너희들 것이야.
나는 병들었고 아프고 엉망진창으로 흩뿌려져있다. 하지만 이 통증도 처참한 감정도 전부 내 것이다.

알제리에 가고 싶다. 나는 알제리에 가고 싶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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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s in his heaven. All's right with the world.
슬픈 일이다.
무언가에 의해서, 누구든.
무엇이든 간에.
생물에게서 나는 악취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다.
무언가를, 어떻게든.
내 내장은 여섯번정도 갈아치워졌다.
온 세상이 에이즈로 가득 차서 정말로 다행이다.
어떻게든 해야할 텐데.

acid. 가상의, 이미 예전의 그 병적인 흥분과 쾌감마저도 기억할 수 없게 된 사람에게. 나는 내가 단순한 정면으로 보이지 않는다. 법규란, 그나마 닮은 것을 탐하는 비참한 손을 가엾이 여기지 않는 것. 말인즉슨, 그 석판도 너희들도 전부 구역질나는 보수주의적인 색마들이라고. 보수주의자라고, 주의는 무슨 주의냔 말이다. 이래서 더럽다, 너희들이 만들어 놓은 언어란 더럽다. 악취덩어리의, 지저분한. 병신자식들. 너희 같이 역겨운 선인과 도덕자들이 저 위로 올라간다면 아마 그곳도 마찬가지겠지. 마찬가지로 끔찍한 꼴이겠지. 나는 모른다. 너희가 뭔가를 잊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런 꼬라지였는지. 아무튼 간에 나는 여기서 썩어가는 느낌과 함께 불안해하며 구토감을 억누르고 있고, 틀림없는 것은 너희들이 전부 말도 못할 개새끼들이라는 사실이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석판을 붙잡고 허리를 흔드는 것 뿐인. 나는 오래 전부터 너희들을 전부 갈판에 밀어버리고 싶었는데. 그러고나면 걸어다니는 고기덩어리들 사이에서 억울해하며 울지 않아도 될텐데. 내 심장을 붙잡고 늘어진 것이 인형이고, 그 인형이 고기를 뭉쳐서 만든 꼭두각시라니. 덕분에 나는 항상 미치광이처럼 화가 나있고 병자처럼 운다. 이 역겨운 인형들을 전부 조각내버려야 할텐데.

여기는 활자들이 소설이 되지 못하는 장소다. 아무에게도 의미를 갖지 못하고 내가 자폐가 되는 장소다. 그래서 이곳은 또한 나인데. 결국은 다른 소설 속에서 '아무'에게 의미가 되겠지. 나는 글을 쓰지만 내 자폐는 그것을 역겨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커다란 문제는 아니다. 그것도 사이클이다. 사이클은 문제지만, 인간에게는(혹은 자폐에게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연동 되어 있으니까. 자폐마저도 닫혀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것도 슬프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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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 알다시피 넌 모든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쓸데없이 돌아가는 경향이 있어. 말하기 힘들지만 너는 게으름을 알고 있는 거야. 그러다간 연기 같은 관념이 되고 말아. 두려우니까. 두려워하니까. 불꽃은 스스로가 비참하지 않다고 말했어. 너도 난간을 잡아야지. 그 난간 말고. 그래. 나도 알아. 다른 누구한테 하는 말이 아니니까. 나도 알아. 우린 정말 잘 알고 있어. 우리는 단어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아. 고마워. 우리는 단어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아.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지 알지. 우리는 끝이 나지 않는 일요일들도 견딜 수 있을 거야. 멍청한 짓인 줄 알면서도 계속하는 건 그만 둬야지. 설득하지 않아도 돼. 어느 쪽인지 아니까. 유일하지. 유일한 우방. 우리는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거야. 틀림없이. 틀림없이. 여기서 나가자. 그쪽으로 들어가자. 그들은 이제 됬어.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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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형상의 끈적거리는 현상들이 당신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다면 당신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방패라는 것은 여러분 같은 겁쟁이들이 항상 겁을 내는, 인간의 살냄새가 엉겨붙은 금속들이다.
동이나 철 같은 것들 말이다.
우리는 무방비다. 당신이 코미디로 몸을 지키려한다면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방비야.
방을 어질러 놓아도 사람들은 오물을 피해 걸어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들 눈에는 항상 길이 보이는 게 틀림없다.
길이 어디 있냐고 발악을 해대는 우리들의 눈에나 보이지 않는 거겠지.
그러나 나는 탓을 하자는 게 아니다. 나는 탓을 하자는 게 아니다.
저번에도 말했지. 병증은 숨어들만한 공간이 없다.
차가운 공기가 살가죽을 찔러대는 광장에 내버려졌다. 겁쟁이들 말이다. 그들이 내버려졌다.
아무것도 입지 못한 벌거숭이인 채로.
온갖 섹슈얼한 기온들과 시퍼렇게 멍든 시선들 사이에 말야.
둥근 눈알들과 가학증.. 하지만 이것도 난센스다. 난센스 중에서도 가장 우습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난센스다.
잊어버려.
아무것도 아니야 이건.
스크래치, 스크래치, 스크래치. 그들이 그리는 그림들. 공간을 말한다.
과장되지 않은 비유들을 말한다. 나의 아침에는 없는 그들의 언어.
울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즐거워.
그들은 과장을 싫어해.
과장을 싫어하니까 진실도 싫어하지.
진실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사실을 좋아해.
누군가는 내 말을 중요하게 여긴다. 의사들 말이다. 의사들과, 의사들과, 혹은 의사를 닮은 교수들.
의사를 닮은 사람들.
난센스다.
리비도를 통해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아침이다.
도시에서 맞는 아침의 지저분한 색깔들.
도시색의 공기. 태양을 꺼버려야한다.
아무튼 리비도 말이다. 리비도.
마치 우스광을 떠는 것처럼 말했지만 인간이 된 이상 그곳에서 진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진지한 고자들, 유쾌한 색정광들. 그것들을 전부 포함한 생명들.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가? 내가 몇 번이고 반복하는 말이다. 온갖 것들이 그렇다.
달에서 본 지구는 틀림없이 섹슈얼했다.
특히 그 푸른빛이야말로 추잡스러운 기적이었다.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정말로 말이다. 하지만 내 영혼이 온갖 것들과 닮아있고, 에탄올의 색깔을 한 신을 찾아내려고 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리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것도, 이건 거짓말일지도 모르겠다.
추측들, 추측들, 하여간에 수도 없이 많은 추측들. 추측은 갖혀있어. 추측은 당신들의 것이 아니다.
당신의 두개골이야말로 자신의 소유물이겠지. 그 두개골, 그 두개골, 거친 색감의 감옥.
지면에서 2미터 정도 떨어져서 둥둥 떠다니는 감옥.
당신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곳은 지면이다. 괴상한 멜로디나 읊는 놈들 같으니.
활자로도 웃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웃음은 활자로는 변환되지 않는다. 특히나 짧은 활자들로는 더욱 더 그렇다.
이 글이 통째로 웃음소리라면 몰라도.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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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추지 않는 불안감과 생각하지 않는 공포에 대하여. 나는 손끝에서 나는 단조롭고 신경질적으로 반복되는 소리들처럼 공포에 질린다. 내가 이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고통이란 가끔은 사고를 잊게 만들기도 하고, 가끔은 그야말로 미치광이의 머릿속 같은 상념의 쓰나미 속으로 처넣기도 한다. 후자가 좋다. 고통스럽지만 후자가 좋다. 적어도 그런 때에는 심장이 쪼그라들어 쥐새끼처럼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통은 온갖 내장들을 크게 만든다. 울렁거리고 욱신대는 내 피와 살덩어리들을 피부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만든다. 생각하지 않는 공포에 잡아먹혔다는 것은 허무를 잊었다는 뜻이다. 죽음을 잊고 생명조차 잊었다는 뜻이다. 이곳에 있는 감각과 펄떡거리며 뛰어다니는 피투성이의 정신도 잊어버리고, 그 손에 들려있어야할 잔인하고 끔찍한 전쟁의 도구들 마저도 잊어버렸다는 뜻이다. 잊어서는 안된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비일상에서 일상으로 도망치고, 감각과 충동에서 상식으로 굴러떨어져서는 안된다. 벌레들에게 갉아먹히고 말 것이다. 새까만 벌레자국으로 너덜너덜해지고 말 것이다. 명징한 정신은 흉터 속에. 피흘리는 통각 속에. 내리찍는 흉기 속에. 비참하고 어두운 정념 속에. 진정성이다. 정신의 전쟁. 사상의 조각들이 피와 함께 튀고 울부짖음으로 가득한 처참한 살육전. 생명의 모습. 필연. 나는 너희들을 모두 증오해야만 할 것이다. 혹은 슬퍼해도 좋다. 병사의 손에는 죽음이 낳은 허무가 들려있어서는 안된다. 죽음이 낳지 않은 허무가 들려있어야만 한다. 생명의 탄생과 함께. 그러니까 고통을 잊어서는 안된다. 잊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제나 고통과 함께 하자. 그 고통에 익숙해질 즈음이면 더 강하게, 더 자극적인 통증을, 정신을 차려야만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실 그럴싸한 환경만 있으면 굳이 통각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그럴싸한 환경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비극과 절망으로 가득한 이 세상과도 닮아서, 익숙해질 틈 따위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고가 멈추지 않는다. 사고가 멈춘 절벽 밑의 시체가 되지 않는다. 끊임없는 고통은 절망이고, 절망은 고뇌의 입구이고, 그 문 안쪽에는 도그마 없는 사상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지독함, 생명. 가치다. 가치를 찾을 필요도 없이, 이미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던 지독한 아름다움이다.
 시지프스. 시지프스의 신화가 떠오른다. 처음으로, 까뮈의 필체 바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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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라는 것은 사실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그다지 화를 내고 있지 않습니다. 화를 내지 않을 생각입니다. 우리는 대화를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사실 존재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확실한 형태를 가진 무엇이라는 생각은 허구라고 보여집니다. 그렇다고 꿈이니 불확정성이니 하는 진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틀림없이 우리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존재성이라는 것이 여태까지의 상식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 아닌가, 그렇게 느낀 것입니다. 
 마치 불꽃과도 같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은 불꽃과 비슷한 형태의 <현상>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땅 위에서 발생하고 있는 감각이라는 현상이자, 불꽃 속의 짐승이라고. 오감만으로 그 형태가 주장되고있는 타들어가는 짐승. 어느 누구도 인간에게 가치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손에 쥐고 있던 감각만으로도 이미 인간은 그 존재를 스스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허무와 함께.
 허무는 어떻습니까. 허무 또한 다른 한손에 쥐고 있던 것 아닙니까. 아시다시피 이 행성 위에서 허무를 논하는 것은 그야말로 허무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직관적 허무야말로 인간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입니다. 자살하거나 자살하지 않거나. 살거나 살지 않거나. <생활>이라는 이름의 애매한 경계선에 발을 붙이고 있지 못하게 만드는, 인간을 선택이라는 극단으로 몰고가는 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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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도 별 수 없었다. 초침 끝에 묶여 있었다. 그는 메트로놈 같은 심장을 원하지 않았다. 원하지 않았다. 원하지 않았다고 하면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얀센주의 같은 지저분한 것이 이념으로 성립될 수 있다는 것도 그들만의 우스운 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심장에서 톱니바퀴를 꺼내고 황산을 부었다. 삐걱거리는 것은 변칙음이다. 뇌수의 모양을 한 심장을 떠올렸다. 엑스터시에 어울리는 것은 오히려 심장보다는 뇌 쪽이 아닐까? 어쩌면 그곳이 가장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세계의 원천일지도 모른다. 붕괴하는 형상, 붕괴하는 아름다움, 붕괴하는 아름다움? 붕괴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인가 아니면 아름다움이 붕괴한다는 것인가? 그로테스크는 대단하다. 그로테스크는 아름답지 않다. 고상하지도 않다. 그것은 단 한 번도 정리된 역사가 없다. 그래서 그것은 아름답다. 아름답거나 위대하다. 그러나 전혀 위대해보이지 않는다, 그 점이 좋다. 처참한 것, 비참하게 꿈틀거리는 에너지! 우리는 에너지를 배제하는 시대에 태어났다. 이곳에서는 모든 에너지가 위험하고 꼴사납다. 잘려나간 고흐의 귀.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도 전에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끔찍한 형상이 아름답다. 경악할 것. 경악할만한 것. 경악과 혐오와 고통은 의미나 이념 이전부터 형태로써 상주하고 있었다. 마치 혼돈처럼, 빛이 있으라! 본질을 보아야한다. 본질을 손에 쥐고 맛을 보고 집어삼켜야한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의 모방이라고 말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그 자연이라는 것이 애당초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눈에 비치는 빛나는 형상들? 아니다, 더 안쪽에 있다. 본질이고 자연이고 모든 모방품들의 오리지날인 것은 더 안쪽에 있다. '빛이 있으라!'고 외치기 이전부터 있었던 지독한 섬광 말이다. 빛도 아니고 형상도 아닌, 아름답지도 찬란하지도 않은 지독한 섬광. 육체와도 닮았고 정신과도 닮았고 혼과도 닮은 끔찍한 것. 도대체 누가 이 무질서한 미학 속에서 성스러움을 찾는가? 모든 우주와 모든 존재 속에 담긴 것들 가운데 내가 보는 미학은 단 하나의, 단 하나의 모든 것을 포함한 지독함이다. 무질서함이고, 끔찍함이며, 격통이다. 사실은 그것이 가장 아름답다. 내가 모든 정신과 영혼을 쏟아 외칠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예술을 낳은 것, 처참하고 지저분하게 꿈틀거리는 살덩어리야말로 무언가를 '낳을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유일하다. 모든 표면들이 혐오스러움을 내재하고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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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사자들이 항상 얘기하듯이, 인생에게 있어서 옳고 그름은 어느 때던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절대 웃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미치광이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만과 정직도 그렇다. 그것들은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경계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유쾌한가 혹은 불쾌한가, 사랑하는가 혹은 증오하는가, 고통스러운가 혹은 쾌락적인가. 그 어떤 인생도 웃지 않는다면 이것만이 유일한 기준선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쉽게 '기준선'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사실은 '선'으로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것들은 면이거나 혹은 공간이거나, 심지어는 형태조차 지어지지 않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뭐냐, 나는 모든 것이 표리일체하다고 말할 셈인가? 그건 아니다. 나는 당사자가 어렴풋이 형태를 느끼고 있는 수 많은 직관과 감각들에 대해 이야기 할 셈이다. 실제로 어떤가, 대다수의 '그들'이 들러붙어있는 경계들은 사실 어느 누구도 감각할 수 없는 늑골 바깥의 것들 아닌가. 촉각은 그런 사실에 대해서 항상 불평하고 있다. 히틀러는 유대인들을 '싫어'했다. 그리고 어느 누군가는 그런 히틀러를 '싫어'했다. 철학과 사상이 어디에 있을까? 총의 방아쇠를 휘감고 있는 그들의 손가락 안에 있었다. 그럼 그 손가락은 철학과 사상이 당겼나? 전체주의가 그들의 손가락을 당겼나? 아니면 자유주의가 그들의 손가락을 당겼나? 아니다, 내 생각에 그들의 손가락을 당긴 것은, 그들의 내장이었다. 내장의 촉감 말이다.

- 아아, 하지만 총은 좋지 않다. 그건 아무래도 좋지가 않다. 교수대의 밧줄도 마찬가지다. 기요틴도 마찬가지다. 뭐든간에 말이다. 법을 사랑하고=범죄자를 증오하고=사회이념을 신뢰하고=집단폭력에 공감한다면, 사상이나 신념 따위는 쥐뿔도 없는 사형도구들로 눈을 가려서는 안 된다. 죽이려고 하는 것 아닌가? 사회구성원 다 같이, 사이좋게 정제당한 정신들끼리 어느 누군가에게 생각할 자유조차 주지 않겠다는 철저한 신념 아닌가? 그러니까 복수는 자신의 손으로 하란 말이다. 연쇄살인범, 테러리스트, 강간범, 방화범 등등, 전부 목을 매달아 죽이라는 너. 옳다, 니체가 말했듯이 이건 전부 전쟁이다. 전쟁이 뭐냐,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옳다. 죽여도 상관 없다. 그러나 말했듯이 사형도구로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채로 지껄이지 마라. 당장 '당신의 올바른 사회 만들기'에 동조시키고 싶은 사람들을 죄 불러모아라. 아들내미와 딸내미 손을 잡고, 건전한 정신을 지닌 온국민과 함께 사형장으로 몰려가서 직접 이단자를 때려죽여라. 텔레비젼 뒤에서 생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수하라'고 외치지 말란 말이다. 어느 누구도 제외없이, 산다는 것은 전쟁이다. 틀림없이 그렇다. 그리고 또 틀림없이, 당신들이 더 강하다. 당신들이 더 큰 집단이고, 당신들의 권력이 더 강하다. 그래서 당신들의 공통된 '취향'에 거스르는 '취향'을 가진 '이방인'들의 목을 따는 것 아닌가. 사형 제도, 아무래도 좋다. 인생이 통째로 전쟁인데 집단폭력 따위 뭐가 그리 대수겠느냔 말이다. 그러나 어디 남이 대신하는 섹스가 섹스인가? 당신들 머리 속의 '죽여 마땅한 놈'은 직접 그 손으로 때려 죽이란 말이다. 분명히 말해두는데, 삶이라는 전쟁에는 병사밖에 없다. 여기에는 지휘관도 왕도 전부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의 머리 속에 각자 들어 앉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조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들의 '이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취향'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당신들의 '취향'이 만든 법이 '죽여 마땅한 이방인'을 결정했으면, 온 가족의 정의로운 손을 잡고 함께, 직접 때려죽여라. 직접 말이다. 가장 일차적인 감각으로, 당신이 사람을 죽이며 신념이라고 쓰며 취향이라고 읽는 무언가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손을 대기 전부터 이미 온몸이 이방인의 피로 흥건했다는 사실을, 당신과 똑같은 '취향'을 주입 받은 자식새끼들의 입은 이방인의 몸을 물어뜯어 죽일 입이라는 것을, 교수대를 치워버리고 대신 '범죄자'의 몸에 올라타 죽을 때까지 주먹질을 하고 있는 당신 스스로가 뼛속 깊이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다. 퍽도 정의로운 민주주의의 수호자들아!

 이런 엉망인 글을 쓰면서도 나는 항상 내가 옳다고 확신하고 있다. 난 이미 오래 전에 내 직관과 감각을 믿기로 결심한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이 내 '취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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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뚝 끝에 달린 손가락. 스위치가 달리지 않은 손가락. 여기에는 요철도 없다. 누가 춤을 추겠느냐? 누가 춤을 출까? 아무도 망가진 눈동자를 위해 꿈을 꾸지 않는다. 초점이 맞지 않는다는 말인즉슨, 초점이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달리 무엇이, 앞에 아무도 없다고. 숨을 쉬는 목소리들, 내게, 입을 열지 마. 그 누군가가 언어를 만들어내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야말로 무언가가 되었을 텐데. 아무도 꿈을 꾸지 않는다면 바로 내가 꿈 속에서 사람의 형상을 꺼내왔을 텐데. 잠을 자지 않는다. 잠들지 않는다. 잠들지 않는 나는 정당하다. 나는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정당해지지 못한다. 누가 망가진 심장에게 혈액을 올려보낼까. 이놈은 처리를 못한다. 흘러들어오는 피를 처리하지 못한다. 손을 잡아, 내 손에 약을. 허무와 꿈. 허무는 아이덴티티 속에 살고, 허무는 잠자는 인간에게서 태어나고, 허무는 육체의 모습이다. 매일 잠들고 깨어나는 이들, 허무주의자들, 허무주의자들. 나는 쓰러질 때까지 잠들지 않으련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말이다. 나는 잠들듯이 잠들지 않으련다. 나는 약물에 정신을 잃듯이 꿈을 꾸련다. 허무가 비집고 들어갈 틈새도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렇다, 그렇게. 내 손을 잡고, 내 손에 약을 쥐어줬으면. 항상 땀구멍 근처에서 목을 매고 있는 내 생명, 내 생명. 항상 죽을 듯이, 나는 생명을 봤다. 나는 생명이 내 등줄기에 칼날을 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죽음을 싫어한다. 정말이다. 어느 누구의 눈에도 신뢰가 깃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증명? 누구도 춤을 추지 않는다. 손아귀에 쥐여진 주먹만한 심장. 고통과 질식사. 죽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다. 그것이 부패하는 냄새에 못 견뎌 뛰어드는 것이다. 본질이 추잡한 만큼이나 깨끗하게. 오히려 결백이 흙탕물과도 같다. 장난을 치는 듯한, 가장 편집증적이고, 가장 내가 보는 색깔다운. 아아, 아프다. 탄사를 넣지 않고서는 못 견딜 정도로 말이다.

나는 외과의사가 되야지. 나는 외과의사가 되야지. 그리고 마침내 메스를 잡아 염원하던대로 내 얼굴가죽을 벗겨버려야지. 그러고보면 가죽이라는 것은 자궁과도 닮았다. 아프지 않게, 그러나 그것도 찢겨나갔음을 모두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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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아니다. 아파하는 문장들.
여기가 아니다.
나는 시를 쓰고 있는 게 아니야.
무지는 죄다. 무지는 역겹다.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할까.
누구 얘기를 할까. 누구의 얘기를 할까. 이 넘치는 적의 속에서.
구체적으로, 누구의 뱃속에 진심을 처넣고 싶다고.
이 넘치는 적의 속에서.
이 넘치는 적의 말이다. 날더러 어쩌라고.
너희는 너희가 살해당하는 것을 허락할만한 위인들인가?
당치도 않다. 부푼 풍선 같은 거짓말덩어리들아.
어떤 방향으로 가더라도 결국에는 시퍼런 칼날이나 드러내놓게 만드는 너희들아.
나도 적의 말고 다른 것을 말하고 싶다. 파란 하늘이나 상쾌한 바람 같은.
그런 환상들. 아니면 차라리, 그렇지, 어느날 심장이 말했다, 같은 우스운 농담들.
다이빙.

 글을 쓸 수 있는 장소 같은 건 없다. 마찬가지로 글을 쓸 수 없는 장소 같은 것도 없다. 나는 영양결핍으로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나는 소화불량으로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나는 고혈압으로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나는 약에 절어 망가진 내장들로, 나는 편집증으로, 정신분열로, 온갖 신경증으로, 우울증과 내 미친 정신머리로, 자살하다 남은 너덜너덜한 영혼으로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내 텅 빈 자리. 내가 어디에도 가고 싶어하지 않고, 어디에도 갈 생각이 없으며, 또 어디에도 머물 생각이 없다는 것을 나는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살하고 싶다는 표현이다. 안타깝기 때문이다. 뭘 채워넣어야 된단 말이냐. 심경 얘기가 아니다. 내 정신의 황폐함조차 신경쓸 여유가 없게 만드는 퍼석퍼석하게 갈라진 위벽과 지저분하게 꿈틀거리는 혈관 얘기다. 가죽 아래에서 피부가, 내 피부가, 내 피부가. 토할 것 같다. 아무 것도 먹은 게 없는데. 머리는 병자요, 몸은 미치광이다.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는데. 병신 같은 혈압. 개새끼들. 개새끼들. 아아, 이미 망가진지 오래다. 이대로, 추잡한 병자의 모습으로, 자기 몸이 조각조각난 걸 보고 있는 생선의 멍청한 눈빛처럼, 무너져내려버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내가 죽지 못 할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졌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처참함에 대하여, 비참함에 대하여, 꼴사나운 광휘, 광휘, 나는 그것을 본단 말이다. 네 기름때 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광야에서 나는 그로테스크와 함께 그것을 보고 있단 말이다.

얼굴도 본 적 없는 당신들을 증오한다.
얼굴을 본 적 있는 당신들은 더욱 증오한다.
지저분하게 혀를 놀리지 마. 내게 호의를 사고 싶다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목을 그어라.
내게 호의를 사고 싶지 않아도 목을 그어라.
진심으로 증오합니다.
내가 아는 모든 여러분을 진심으로 혐오합니다.
씹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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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을 쓰자. 걸작을 써라. 나는 소설가다. 소설가는 걸작을 쓰지 못하면 소설가가 아니다. 그건 쓰레기거나 혹은 생활무능력자다. 우리는 눈을 세 개씩 갖고 있지 않은가. 세번째 시야에 집착해서 미치지 못한 광인이야말로 진정으로 정신병자다. 분열자다. 펜 끝에서 잉크가 배어나오는 것처럼 나도 위 내부에서부터 피를 흘린다. 나는 글을 쓸 수 밖에 없다. 음악을 하지 않는 시드 비셔스를 도대체 누가 봐줄 것이란 말인가. 공포다. 그가 잡고 있던 베이스는 공포다. 아무 것도 아닌 자살자가 되는 것에 대한 공포. 걸작, 걸작! 걸작이라는 것이 사실 환상이어도 좋다. 환상에 홀린 꼴이라도 좋다. 소설가는 환상조차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약으로 인해 경련하는 내 동공을, 내 초점을 안정시킬 약을.
약으로 인해 충혈된 내 뇌를, 앞을 보지 못하는 내 영혼을 깨울 약을.
약으로 인해 경련하는 내 동공을, 내 초점을 안정시킬 약을.
약으로 인해 충혈된 내 뇌를, 앞을 보지 못하는 내 영혼을 깨울 약을.

말 그대로다. 살기에는 너무 타락했고 죽기에는 너무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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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는 게 좋지 않을까?
병원에 가면 나아지지 않을까?
그 때 봤던 강물처럼, 안심하고 있는 사람들의 냄새 말이다.
병원 대기실에는 없다.
사람을 만나야하지 않을까?
병원에 가야 하는 게 아닐까?
그들이 내 심장에 달린 판막을 분리해낼 수 있을까?
난 지금껏 만났던 의사들과는 다른 의사를 만날 수 있을까?
애당초 이게 병이기나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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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대 위에 있는 배우가 아니다.
병원에 가는 게 좋지 않을까?

그는 태어나서, 살다가, 죽었다.

가면을 쓰지 않았다고 증명하기 위한 가면을 쓴 사람, 신물나는 인간상이다.
다자이의 글은 끊임없이 '솔직함 뒤에 숨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얘기하고 있다기 보다는 자기혐오를 하고 있다.
차라리 자기혐오라도 하는 것이 어떤가.
병원에 가는 건 어떨까?
알고 있었던가.
갑자기 닥쳐오는 초점 없는 현실, 그런 역할을 맡은 인간이라는 것이 있다.
초점 없는 사팔뜨기, 우습다.
나는 운다.
나는 글을 써야한다.
멍청한 변명.
무대인격.
그렇지, 이게 현실이다. 사팔뜨기, 멍청한 변명, 무대인격.
나는 현실을 끌어안지 않는다.
나는 현실이 아니라 진짜를 원한다.
연극을 하고 있는 거야.
상황이라니, 상황이라니.
무대를 박살내고 관람석에 불을 지르고 싶은 건 나뿐인가?
왜 기대를 했지?
역겨운 자조가 섞인 입꼬리를 찢어내면 그 안에 제대로 된 것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기대했던 것 같다. 하여간에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없다.
거짓으로 만들어진 솔직함을 내세우는 것조차 어설프다.
나는 다자이의 글과 고뇌와 자살을 사랑한다.
혐오합니다.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만 뒀다.
조악한 얼굴 가죽.

우울증이라고, 병원에라도 가는 건 어떤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알았다.
넌 아무 것도 아니다. 심지어 쓰레기조차 아니다.
틀림없이 주먹질을 할 때조차 축 처진 눈매와 입꼬리로,
자기 자신도 웃기지 못하는 농담을 하는 표정으로 드라마를 찍고 있었을 것이다.
명백한 가짜다. 아무 것도 아닌 것 말이다.
말을 하지 않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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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직후의 하늘은 축축한 회색이다.
그러나 그 회색은 불쾌하지 않은 색채다.
하늘 아래에 세워진 것들은 콘크리트 건축물 뿐이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웃으면서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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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이제 더는 살아갈 수 없다. 생을 지속해봤자 남는 것은 칙칙한 절망뿐이다. 더욱 더 심한 수치를 쌓기만 하는 꼴이다. 그러나 이렇게, 절망한, 재능 없는 예술가 지망생의 표정을 한 채 목을 매달 수도 없다. 그렇게 죽는다면 죽더라도 심장이 썩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걸작을 쓰자. 죽을 각오로 쓰자. 말 뿐인 죽을 각오가 아니라, 써낸다면 정말로 죽어버린다. 좌절과 수치로 가득 찬 회색 삶은 끝이다. 인생이란 것은 대책 없이 괴로운 것이기에, 예술작품의 원료 외에는 어디에도 써먹지를 못한다. 가치가 없다. 그러니까 쓰자. 걸작을 써버리고 죽자. 걸작을 써야만 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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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다. 난 언제까지고 여기 있을 거다. 여기서 웅크리고 살 테다.
미치광이 새끼들, 길거리에서 손톱을 뒤집어 쓰고 몰려다니는 미치광이 새끼들.
난 안 가. 난 안 갈 테다. 정신나간 필요성들아. 내가 사람을. 그들의 눈을.
날 치료하러 와. 나는 노래하는 알약들과 대화하는 것에 지쳤다.
내가 움직이지 않도록, 내가 웅크린 채로. 날 치료하러 와. 사실은 어딘가로 가버리고 싶다.
집 같은 곳으로. 하지만 집에는 안 가. 집 같은 곳이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집에는 안 가.
전부 거짓말이다. 사실은 어떤 목소리도 필요 없다. 난 심리치료사도 필요 없다.
난 알약이 불러대는 노래로 만족한다. 이제부터는 아무런 대화도 없을 것이다.
나는 언어와 문장을 싫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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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심장이 어디에 있다고? 손가락, 손가락이지. 어머니, 그들을 불러주세요. 내 분비선들, 내, 내 감각. 촉각, 마찰, 거기엔 내가 없다. 아니, 없던가? 정확히는 그렇다. 그들이 메스를 들고 와야만 한다. 난 호르몬이 만드는 오르가즘들을 몰라. 위 아래로, 그렇지, 너희들의 섹스처럼, 연주도 마찬가지로. 나는 말했다. 심장은 손가락에 있다고. 손가락 끝에. 이제 너희도 알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들이 그렇게나 물어 뜯었는데, 입자들을 연주할 수도 있겠지, 만약에 그것이 끈이라면, 괜찮은 생각이다. Way out in the water. 이것도 왜곡. 다들 망가지기 위해 태어났다고? 나는 코미디를 하는 것이다. 분명히 그렇다. 나는 타고 난 코미디언이라고. 이게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 나는 잠을 자지 않는다. 나는 눈을 뜬 채로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고, 약을 먹고, 심장에게 농담을 해. 각성제로, 각성제, 각성제는 그럴싸한 농담거리다. 그는 고통스러운 걸 좋아한다. 심장을 가슴에서 꺼내고, 공기 중에 던져 놓는 것을 좋아한다. 어머니, 그들을 불러주세요. 여섯번의 고장. 온 몸의 기관들이 비틀리고, 역류하고, 내 위장에도 이제는 아무것도 없다. 환각에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지하게, 마치 납골당처럼, 마치 엄숙한 시체들처럼, 우습지 못한 코미디. 웃으라니까, 그건 호기심이라고. 지저분하고 깨끗한 호기심. 혈관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상상을 한다. 스뎅으로 코팅을 한 혈관을. 판타지! 자살에 대한 판타지. 너희는 정액으로 만들어진 꿈을 꾸고 있잖아. 자살을 해도 너희는 남근에 목을 매는 것이고, 전립선으로 손목을 긋는 거야. 난 항상 감정을 느낀다. 난 항상 감정으로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성적 판타지. 그냥 섹스를 하고 싶다는 자살자들. 철근으로 된 마을. 나도 사람이 있다. 매일 아침 해가 뜨는, 태양이 없는 도시. 마지막으로 그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 언제였더라. 내 척추에 대해서. 이건 다 사기 같은 것이다. 틀림없이, 내가 걷는 골목들도, 내가 올라타는 지하철과 버스도, 전부. 그것들이 언제부터 있었다고, 그것들이 언제부터 있었다고. 내가 걷는 길들. 내가 걷는, 블럭들. 그게 사실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알아야할 텐데. 그것들은 단 한 번도 거기에 있었던 일이 없다고. 난 방 밖으로 나가본 일이 없는 것이다. 그 이물감. 이건 전부 미친 환각이고, 사기라는 감정들. 내가 무슨 말을 할까? 아아, 어머니, 그들을 불러주세요. 난 안 믿어. 모든 이름들아, 꺼져라, 연기를 하는 몸짓으로 꺼져버려. 나는 문명을 본 일이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방 밖으로 나간 일이 없다니까. 내가 보는 검은 시멘트들, 내가 받는 노란 불빛들, 덮칠듯한 마천루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잖아. 이건 전부 사기라니까. 내 손가락도, 그렇다, 내 손가락도. 내 손가락과 심장도, 내 글들도, 내 오르가즘도, 내 모든 질환들도, 내가 망가졌다는 사실조차. 강철로 된 마을. 강철로 된 인형들. 강철로 된, 아, 그것들도 불을 대면 녹아버린다. 나는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들을 불러서 내 내장을 전부 끄집어내고, 내 피부 아래의 지방과 뼈를 섞어서 인형을 만들테다. 뼈대도 없고 기름덩어리도 없는 다진 고기 같은 인형을 하나 만들테다. 그걸 가짜 빌딩들 아래에 세워 놓아야지. 그것이 편집증 위를 걷게 만들어야지. 난 단 한 번도 음식을 먹어본 일이 없어. 태양에 커다란 도시를 만들 생각이다. 태양에는 밤이 없다고 그랬다. 밤이 없으면 판타지도 없다. 내가 자살과 섹스에 정액을 칠하는 낙으로 사는 너희들을 전부 강제 이주 시키고야 말 것이다. Everybody helps me make my own mistakes. 분명히 말하는데, 당신들의 남근은 전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거짓말을 먹고 사는 변절자들아. 패턴, 패턴! 일방통행! 해가 떴다. 마침내 하늘은 하얗게 되고야 마는 것이다. 가짜 흰색으로 까맣게 칠해지는 것이다. 가짜 흰색. 나는 그가 왜 물감을 먹었는지 알 것 같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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