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 한 번이라도 배가 고팠던 적이 있는가? 나는 배가 고프다고 말하면서 단 한 번이라도 허기 속에서 실체를 갈구한 적이 있느냔 말이다. 나는 욕망만을 갈구하지 않았나. 나는 욕망만을 갈구하지 않았던가. 허무주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무를 아는 삶은 얼마나 극단적이란 말인가. 그러나 보라, 그 극단은 극단이 아니다. 극단이라는 것은 경계선과 축이 나눠 놓는 좌표다. 그러나 그의 삶 속에는 경계선도 축도 없다. 태양을 갈구하며, 하얗게 작렬하는 햇빛을 갈구하는 그 타들어가는 눈동자를 갈망하며, 온 몸에 퍼진 독의 맛을 보는 누군가. 지상에 두 발을 짚고 살아가는 인간과 그 두 발을 찾지 못해 부유하며 울고 있는 삶 말이다. 삶이라니, 삶이라니, 삶이라니. 삶이라니, 누가 그런 이름을 붙이고 즐겁다는 듯이 웃어대느냔 말이다. 누가 그 이름을 입에 담고 차가운 눈동자를 얼어붙은 눈꺼풀로 감쌀 수 있단 말이냐. 그 열광하는 이름을 손에 쥐는 자들은 모두 울고 있을 터다. 아니다, 울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울지도 못하고 슬퍼할 것이다. 눈물도 없는 채로 절규할 것이란 말이다. 역류하는 눈물샘이 이어지는 곳에 마침내 심장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두개골에 담겨있는 심장을 생각해보라. 두개골에 담겨있는 심장과, 늑골에 감싸인 뇌수를. 마치 신화속의 인물들처럼. 마치 신화밖에 모르는 인간들처럼. 나는 머리에 뇌수를 담고 차가운 눈동자를 갖고 있는 거짓말쟁이들을 증오할 것이다. 그들이 열화와 같이 끔찍한 진실만을 입에 담지 않음을 혐오할 것이다. 사랑을 해라. 정신은 썩지 않는 다는 비극 아래에서 사랑을 해라. 비극을 알지 말고, 비극을 뼈에 새긴 채로 사랑을 해라. 그러나 인간을 피할 것. 설령 어떤 내면의(그리고 당신 내면의) 이미지를 사랑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미지만을 사랑할 것. 누군가가 병증을 말하더라도 불안해 하지 말 것. 불안해 하지 말 것.

우리는 춤을 보러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춤을 보러 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틀림없이 어느 무엇도 춤을 추지 않는 광막한 사막에 있다. 우리는 틀림없이 날카로운 소금덩어리들이 태양과 몸을 섞는 새하얀 사막에 있다. 우리는 춤을 추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춤을 추어야 한다. 미치광이들을 사랑하며, 너무 뜨거운 열기에 생명마저 입을 다문 공기 속에서 미치광이처럼 춤을 추어야 한다.

아아, 나를, 감탄사밖에 없는 언어적 공허 속을, 인간의 이빨과 똑같은 눈을 가진 소름끼치는 천민들을..
위대하게 되기. 그들이 아닌 '그'의 페이지 안에서. 충동과 섹스하기.
그들의 오만한 혈관의 흐름과, 소름끼치게 뭉개진 이성의 입꼬리를 찢어 명확하게 하라.
모든 통증들이 아름다움이 되기를─이 땅의 사막과 태양이 똑같이 하얗게 작렬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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