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별 수 없었다. 초침 끝에 묶여 있었다. 그는 메트로놈 같은 심장을 원하지 않았다. 원하지 않았다. 원하지 않았다고 하면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얀센주의 같은 지저분한 것이 이념으로 성립될 수 있다는 것도 그들만의 우스운 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심장에서 톱니바퀴를 꺼내고 황산을 부었다. 삐걱거리는 것은 변칙음이다. 뇌수의 모양을 한 심장을 떠올렸다. 엑스터시에 어울리는 것은 오히려 심장보다는 뇌 쪽이 아닐까? 어쩌면 그곳이 가장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세계의 원천일지도 모른다. 붕괴하는 형상, 붕괴하는 아름다움, 붕괴하는 아름다움? 붕괴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인가 아니면 아름다움이 붕괴한다는 것인가? 그로테스크는 대단하다. 그로테스크는 아름답지 않다. 고상하지도 않다. 그것은 단 한 번도 정리된 역사가 없다. 그래서 그것은 아름답다. 아름답거나 위대하다. 그러나 전혀 위대해보이지 않는다, 그 점이 좋다. 처참한 것, 비참하게 꿈틀거리는 에너지! 우리는 에너지를 배제하는 시대에 태어났다. 이곳에서는 모든 에너지가 위험하고 꼴사납다. 잘려나간 고흐의 귀.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도 전에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끔찍한 형상이 아름답다. 경악할 것. 경악할만한 것. 경악과 혐오와 고통은 의미나 이념 이전부터 형태로써 상주하고 있었다. 마치 혼돈처럼, 빛이 있으라! 본질을 보아야한다. 본질을 손에 쥐고 맛을 보고 집어삼켜야한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의 모방이라고 말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그 자연이라는 것이 애당초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눈에 비치는 빛나는 형상들? 아니다, 더 안쪽에 있다. 본질이고 자연이고 모든 모방품들의 오리지날인 것은 더 안쪽에 있다. '빛이 있으라!'고 외치기 이전부터 있었던 지독한 섬광 말이다. 빛도 아니고 형상도 아닌, 아름답지도 찬란하지도 않은 지독한 섬광. 육체와도 닮았고 정신과도 닮았고 혼과도 닮은 끔찍한 것. 도대체 누가 이 무질서한 미학 속에서 성스러움을 찾는가? 모든 우주와 모든 존재 속에 담긴 것들 가운데 내가 보는 미학은 단 하나의, 단 하나의 모든 것을 포함한 지독함이다. 무질서함이고, 끔찍함이며, 격통이다. 사실은 그것이 가장 아름답다. 내가 모든 정신과 영혼을 쏟아 외칠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예술을 낳은 것, 처참하고 지저분하게 꿈틀거리는 살덩어리야말로 무언가를 '낳을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유일하다. 모든 표면들이 혐오스러움을 내재하고 있듯이 말이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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