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페루에 가서 뒤지든 사람이 무엇으로 버티든 그게 뭐
글/시 2026. 10. 14. 15:33 |새들이 페루에 가서 뒤지든 사람이 무엇으로 버티든 그게 뭐
행복한 거야, 이 사람들은. 나 같은 멍청이가 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면 이제 곧 두 사람을 망쳐놓을 거야. 조촐한 행복. 착한 모녀에게 행복을.
-<인간 실격> 中
조촐한 행복.
대충 삼십 년은
그게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온 대륙과 대양을 태풍이나 재해처럼
쏘삭거리고 다녔다
이제 알겠다
고,
목장갑 끼고 산밑 내려다보며
성대하게 착각한 뒤
로는,
남의
조촐하고
섬세한
행복
따위나
훼방 놓고
좌절이며분노며치졸한질투며결국에는도망쳐소독약과타르냄새속에뒹구는
그런 생활.
조촐한
행복. 호흡이 엉킬 정도의
숨이, 쉬어지기를 거부하는
실제로 찾던 조촐한 것은
딱히 지하층 호프집이나
루프탑 바는커녕
도시에도 산에도 염병할 놈의 들깨밭과 양계장에도,
비행기 타고 떠나 오물 구덩이를 뒤적여도
말파리에 쏘여 피를 질질
흘려도 쥐뿔만치도 안 보였고
참 이상하게도
조촐한 사람들에게도
안 보였다.
어느새 또 돌아온, 행복이니 안정이니 안심조차 애당초부터
쓸려나간 자리에
어느새 또 가을은 높은 빛살과 냉기와
빈곤만 방안에 뿌려대는데
어느새 또
아무것도 못 찾았다고
타자 두들기는
사나운 고백만
이번으로
약 이십 회쯤,
되었던가
무너진 사람
사이는
몇십 間
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