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죽음
나 눈을 감으면 화톳불로 태워주오
남은 재들 부디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사막에 뿌려주오
일생 가슴에 담아왔던 눈물들
열파 속에서 사라지도록
사막의 모래가 된 나를 위해 울지마오
용암처럼 퍼붓는 태양과
소금기둥으로 만든 우상들 사이에서 나는 영겁을
이 행성의 유구한 나이와 함께 휘날릴 테니
그대 내 죽음을 열광의 땅에 뿌리고 왔다고
그들에게 전해주오
다부진 갈색 피부의 사람들 사이로
나는 모래바람 되어 피부마다 흠집을 내고
영원한 열기 속에 신도 인간도 아니게 되리다
불꽃이 들끓는 태양이 내 영혼이 되고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는 모래언덕이 내 육신이 되어
나 말 그대로 땅 끝의 황금빛 용광로에서
극한을 찾아 몸부림치며 걸어온 처절한 여행객들에게
가장 활기 넘치는 화끈거리는 죽음을 선사하리니
나 눈을 감으면 화톳불로 태워
재가 된 내 몸 가장 말라붙은 대지 위에
가장 뜨거운 태양 아래 뿌려주오
소금과 모래가 된 나를 위해 울지마오
나 안식 따위는 없는 땅에서 영구히 기뻐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