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에게 그 무엇도 물어서는 안 되리라
金은 자신이 언제부터 늪 속에 살았는지 떠올려보려 했다
그러나 기억은 너무 오랜 시간 때문에 흐려져 있었고
분명한 것은 아주 오래 전 김에게도 폐가 있어 지상에서 숨을 쉬었지만
이제는 아가미로 숨을 쉬는 것이 너무도 편안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늪 속으로 가라앉아 살게 되었는지
그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를 않는다.
金에게는 언제부터인가 지느러미와 갈퀴가 생기어
늪 속에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는 피막이 생겼고
김의 턱 아래에는 두 개의 아가미가 있다, 이제 김의
흉부 안에는 폐라는 기관이 없다 있을 이유가 없다
물론 늪 속의 삶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편안한 것은 아니다
이 질척거리는 웅덩이 속에도 세속의 모든 고통과 절망이
아주 느린 속도로 유영한다, 그러나 삶이란 어디서든 그런 것 아니던가?
다만 金은 아주 오랫동안 늪 속에서 살았을 뿐이다
개구리나 도롱뇽 따위를 잡아먹으며, 아주 오랫동안 살았을 뿐이다.
그러니 늪 밖으로 나가야한다는 그 막연하고 당혹스러운 발상이
어디에서 왔는지 金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
마치 다시 태어나는 듯, 늪의 수면 위로 고개를 쳐들었을 때
영겁의 시간 동안 쓸 일이 없던 두 눈이 태양에 의해 지져졌고
아가미는 숨을 쉬지 못해 金은 숨이 막히고 고통스러워 그야말로
죽는 것이 낫겠다고 비명을 질렀다 김은 입으로 울컥거리며 진흙을 토했고
너무 밝은 암흑 속에서 지느러미가 돋은 팔과 손으로 늪의 수면을 긁었다
질식하여 죽을 것 같은 중에 김은 점액으로 미끈거리는 나신을
전부 늪 위로 끄집어냈다.
이제 金은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럽다, 차라리 죽고 싶으나 그럴 수는 없다
숨을 쉬고 싶으면 다시 폐를 가슴 속에 지어야한다 아가미는 닫아야한다
거의 도마뱀의 꼬리처럼 변한 다리도 더 다부지게 만들어야한다
지져진 눈일지언정 다시 눈으로 무언가를 보게 되어야한다
김은 정말이지 다시 늪 속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 어떤 때보다 간절하게
그러나 金은 발을 흙에 디디고 천천히, 위태롭게, 그리고 절망적으로
휘청거리며 땅 위에 일어서려 한다, 다른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