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산을 내려왔다

글/시 2024. 10. 1. 18:29 |

그는 산을 내려왔다


 밤이었고, 버스터미널에는 외국인, 노동자, 들이, 한국인의 갑절은 있었고, 일곱 시 십오, 분이 되자 어두운 듯 가로등 불빛에 산만한, 듯, 사람들은 쭈뼛거리며 버스, 에 올라탔고, 버스 기사, 는 옆얼굴만을 보이며 하나, 하나, 티켓을 받아들었다, 곧 어느, 좀 더, 큰, 터미널에서 버스는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하며, 차내의 불이 꺼졌다, 전혀 어둡지는 않았고, 에어컨이 돌아가는 소리, 소리가 윙윙대며, 차라리 엔진 소리나 바퀴 마찰음보다 더 크게 울렸, 다, 머리 한쪽을 유리창에 기대고, 그는, 전혀 바뀌지 않는 듯하면서도 무언가가 계속 바뀌어 가는 풍경을 육안에 담았다가 그것이 신경까지 가지도 않고 그저 흘러나가는 것을 내버려 두고 있었, 는데, 유독, 잘 보인 것은, 어느 국제적 도넛 회사의 생산, 생산 공장, 그 간판, 네온인지 엘이디인지, 아무튼, 아주 상징적이고 깔끔하여, 이 도넛이 위생, 적이고 의롭, 고 정당한 법과 규율에 의하여 만들, 어져, 판매되어, 지고 있다는, 듯한, 메시지, 이미지, 메시지, 를, 전면에 내세우는, 희게 빛, 나는 간판, 과, 그 너머의 그늘이며 그림자 속에서 그야말로 동물의 사체라도 잔뜩 쌓아놓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을씨년스러운 생산, 공장, 과……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차들이 많아졌던 것, 과, 저 멀리 마을, 인지 도시, 인지 알 수 없는, 인간과 인간의 인공물의 집체, 에, 홀로, 높이 솟아, 벽면을 모조리 번쩍거리며 발광, 하는, 총천연색을 거꾸로 뒤집어, 사람의 시야, 시야에 발악하는, 저 무인모텔의 정직함, 등을, 그는 느리게 생각, 하였고, 차들은 계속, 가끔, 인간도, 계속, 득시글득시글, 밤 같지도 않은 밤, 어둠 같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희미함 속에, 늘어나고, 버스는, 어느새, 알아차리지도 못, 한, 사이, 에, 서울의, 버스, 정류장, 터미널, 이었, 고, 기사에게 감사 인사를, 그리고, 내리자, 하늘, 은, 부옇고 검은 안개로밖에는 보이지 않, 았고, 오히려 터미널의 인공광이, 새까맣게 타고 마른 그의, 사나운, 몸뚱이를, 비추고, 그는, 그 어떤 눈동자 있는 것의 얼굴도 보지 않으려 성심성의껏 정성을 들여 노력, 하며, 걷기 시작, 하려, 할 때,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이, 도무지, 방법도, 없는, 사실로 말미암아, 그의, 육안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두 넋이 나가 정神마저 없는 것이, 보이고, 말았, 고, 수도 없이 눈꺼풀을 깜빡거리며, 발을 옮길 때, 그는, 발을, 옮긴 적조차, 없었는데
 나는 서울에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그는
 산으로
 돌아갈 것이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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