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두 市

글/시 2024. 8. 30. 02:25 |

오전 두 市


 팔월이 끝나간다
 밤공기 더는 뜨겁지 않다
 매미들 모조리 낙하하고
 죽었다
 귀뚜라미가, 운다 더러는
 지저귄다
 서울에만 오면 길을 잃는다
 밤이 너무 밝아
 발걸음을 뗄 수가 없다
 약은
 휴식을 보장하지 않는다
 고독을 잃고 나니 눈앞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타는 심장의
 자라나는 분노와 그 불길
 을 쓰다듬으며
 산중의 적적한 소란을
 생각하려 애를
 쓴다

 여기는 집이
 아닌 듯하다.

 하여 예술 인문학 쏟아내려 바닥이 꺼지고 벽이 무너져 오로지 깊은 어둠만이 한량없이 펼쳐진 그 드넓은 심원한 어디에도 출구입구 없는 역사와 생이 수평선 없이 일렁이는, 백형의 방, 생각하고 그곳에 자생하는 실어, 속에서의 망각을 그리워
 하고 이제는
 석유 웅덩이 같은 창밖의 연못
 지나쳐 야밤에 모자 쓰고 오르는 언덕 위의 산신각과 연초와 기도
 터져 붉은 눈을 생각하고.

 한 달 사이 매미들은 무엇을 벗었고
 미소 지을 줄 아는 이들은
 대체 무얼

 팔월은 끝나가고
 밤은 깊어가고
 밖은 여전히
 밝고

 서울 時.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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