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열대의 땅과 기억과


커다란 망고 콘크리트 바닥에
피멍마냥,
붉게
주광빛에

풀린
실뭉치처럼
터져있다.

보이는 것은
어린 날
인천
서구

더러는
신곡동
어느
언덕

누가 알겠냐 그걸……

여하간에,

머리 위 열대나무는
이상스레
크고 기다란 잎을, 두껍게
펼쳐
바람과 하늘과
무엇


어떤
무엇과
싸우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망고나무라고
알기는커녕
거기에 나무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시선을 내리자
콘크리트 한복판, 그 밑
깊이
뿌리내릴 구멍
숨통이
있다

숨통,
그리고,

질척거리는 바람이
온 천지에
들러붙었다.

곧 비가 내리고 아주 축축하게 끓는 우기가 계속되고 망고 터진 폭발한 망고는
썩고
인천 서구인지 신곡동 언덕인지 뭔지 물에 잠기고
썩고

……

비가 멎고
날이 개고
해가 뜨자
터져있는, 세 개의
망고

펌프질이 끝나고
길가에 펼친
신문지
위에는

짜장면
네 그릇

형체도 없이
자신마저 붙잡지 못하는
부패한
썩어버린
하나.

써갈기고 있는
하나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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