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열대의 땅과 기억과
글/시 2024. 6. 7. 17:09 |어느 열대의 땅과 기억과
커다란 망고 콘크리트 바닥에
피멍마냥,
붉게
주광빛에
풀린
실뭉치처럼
터져있다.
보이는 것은
어린 날
인천
서구
더러는
신곡동
어느
언덕
누가 알겠냐 그걸……
여하간에,
머리 위 열대나무는
이상스레
크고 기다란 잎을, 두껍게
펼쳐
바람과 하늘과
무엇
그
어떤
무엇과
싸우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망고나무라고
알기는커녕
거기에 나무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시선을 내리자
콘크리트 한복판, 그 밑
깊이
뿌리내릴 구멍
숨통이
있다
숨통,
그리고,
질척거리는 바람이
온 천지에
들러붙었다.
곧 비가 내리고 아주 축축하게 끓는 우기가 계속되고 망고 터진 폭발한 망고는
썩고
인천 서구인지 신곡동 언덕인지 뭔지 물에 잠기고
썩고
……
비가 멎고
날이 개고
해가 뜨자
터져있는, 세 개의
망고
펌프질이 끝나고
길가에 펼친
신문지
위에는
짜장면
네 그릇
형체도 없이
자신마저 붙잡지 못하는
부패한
썩어버린
하나.
써갈기고 있는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