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이니 절망이니 그따위 단어들 뱉지 않으려 지랄염병을 떨다보니 결국


 아무도 나에게 그 무엇도 강제하지 않았다.

 오전 한 시 사십일 분
 이곳은 밤이 아니다
 밤의 빛깔조차
 없다 정확히는
 어느 빛과 어둠조차 판별할 수
 없다.

 혼미한 가로등 불빛은
 그렇다치고
 하늘을 보아도
 저게 뭔가 싶다 저것은
 어느 무언가조차 아니다
 저런 색에는 이름이 붙은 역사가 없다

 명줄 깎아먹는 연기만 줄기차게 피어오르고
 니미럴
 아무도 죄를 말하지 않았으나
 습관처럼 생명에 벌을 주고

 내가 뭔가 하고 있기는 했던가
 하지 않고 있기는 했던가
 화를 입고
 화를 쏟아내
 입혀
 버리고……

 스스로 망가트려 기능을 마비시키는 습
 관은
 어디로 간 일조차 없었다.

 몸이, 존재가, 연기가
 더럽게 무겁다
 이건 죄책감이나 후회가 아니라
 주체 없는 증오야, 그러자

 좀 쉬어라, 제발, 좀,
 친구는 말했다.

 발목에는
 스스로 채운 족쇄만 보인다

 아무도 나에게 그 무엇도 강제하지 않았다.

 잠들 수 없어
 결말을 쓸 수 없다

 시간이
 끔찍이
 멀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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