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문

글/시 2021. 1. 3. 18:33 |

닫힌 문


빈 방에서 너는 울고 있고
닫힌 문은 이쪽을 보는 일 없고
내 마음에선 알코올 냄새
함께 눈물 흘릴 방법을 찾고 있다

진눈깨비라도 내려라, 술기운이나 돋게, 했더니
더러운 눈이 내려 거리가 꽝꽝 잠겼다

안주머니에 넣은 손에
영수증 다발 잡혀 나오고, 지폐는 한 장
문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나는
괴물을 만나러 가련다
네 문 앞에서 문을 닫으며, 웃으러 간다

겨울 밤거리
눈 내리는 하늘은 밝게 비웃고
더 많이 취하려고 내 입에선
이빨이 돋고

네 어깨가 슬픔에 무너지던 순간을
이해하고, 비통해하고 싶어
발밑에선 유리 깨지는 소리
단골 술집은 불이 꺼져 있다

그야 세종대왕 한 장으로는
그놈이 내 앞에 앉아주지도 않았겠지만

아아, 사랑하는 네가 여기 있다면
이빨은 소리 내며 웃고
깜깜한 유리문에 이마를 박으며
널 두고 나온 거리는 지옥보다 시려라
심장이 농담한다

술김에 쳐들어갈 친구네 현관도 없고
사랑스러운 네게 마음이 없었더라면.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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