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31 - 연기 색깔로 물들었어. 눈과 혀에서부터 내장까지 전부.
Last ideal(egloos) 2010. 7. 9. 13:51 |시간을 들이고 있는거야. 시간을 강요당하고 있는거야. 그녀와 그들이, 강요하는 게 직업인 이들이. 자욱한 연기 속에서는 아무도 제대로 살지 않아. 강요당하지 않을 것을 강요해. 어떤 규율의, 어떤 집단의. 정말로 그런 것처럼.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 수 년 동안, 확언할 수 없는 시간 동안,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다, 계속 반복해온 시선들. 누군가는 걸어가는 중이고, 사람들은 그 옆을 스치고 있어. 걷지 않는 사람들이, 잔뜩 무언가를, 아, 시선들이야. 다리에 힘이 빠졌군. 다리에 힘이 빠졌어. 뭔가에 잔뜩 찌들어서 항상 후들거려. 그래서 걷는 걸 좋아하는거야. 두렵기 때문에, 무서우니까 걷는거야. 아무것도 해결책이 되진 않아. 환자처럼 걷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어. 두려우니까 걷는거야. 아침도 두렵고, 파랗게 떠있을 줄 알았던 것들이 연기처럼 희멀건 것도 두렵고, 무언가가 강요되는거야. 그 넓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전부 눈이 없으면 좋을 텐데. 동굴 속의 물고기들처럼. 눈이 없으면 좋을 것을. 맹어들처럼. 그 거대한 사거리에서 나는 더 이상 모자를 눌러쓰지도 않을 것이고, 전봇대가 부축해주며 걷는 일도 없게 될 텐데. 가끔씩 도시는 회색이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회색일 때보다 더 끔찍하고 두려워. 그 비언어적인 공격성. 어느 누구도 공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은근한 뉘앙스들. 나는 그 사이에서, 그냥 그 사이에서 걷는 거야. 그냥 걷는 거야. 나는 결코 나가고 싶지 않은데. 두려우니까 걸어야해. 그리고 아침이 오고. 방안에서 걷다보면 울게 되니까, 광란하지 않으면 울게 되니까. 강요당하고 있어. 방안에서 뱅뱅 돌며 걷다 보면 울게 되니까. 끔찍한 연민의 공기에서 벗어나려고. 아니, 목적성?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 높은, 쌓여진 사람들. 쌓여진 거주지들. 그런 사람들이 바닥에만 무언가를 심고 있었어. 완전한 반서정, 잘려나간 초록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던가. 언제부터인가 환경과 자연은 그저 넌센스지. 우습지도 않은 코미디야. 이 자욱한 연기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