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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5 Death - To Forgive Is To Suffer 6
 이것은 인간의 천재성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이 곡은 데스메탈 밴드 Death의 일곱번째이자 마지막 앨범인 The Sound Of Perseverance의 7번 수록곡이다. The Sound Of Perseverance는 5집인 Individual Thought Patterns에서부터 보여지고 있었던 변칙적이고 진보적인, 즉 프로그레시브한 곡구성이 이미 장르의 한계조차 뛰어넘은 6집 Symbolic에서 깔끔하게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을 모른 채 발전에 발전을 더해서 만들어진 밴드 Death의, 그리고 인간 척 슐디너(Chuck Schuldiner)의 완성품이다. 이것은 이름 그대로 걸작이고, 무엇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으며 모든 트랙이 베스트 트랙인 완전한 작품이다. Symbolic에서도 보여졌듯이 척 슐디너는 스스로가 '데스메탈의 아버지'라고 불리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장르라는 형식적인 틀에 구속되는 법이 없었다. 그는 항상 다른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닌 자신의 음악을 했고, 그것이 그의 손에서 태어난 곡들에서 느껴지는 유일성과 개인주의적 향취의 정체라고 나는 생각한다.
 곡을 들어보라. 광포한 감성이 사운드의 입자 하나하나에 핵처럼 박혀있다. 그러나 그 감정들은 절대로 이성의 절제를 넘어가는 일이 없다. 강철 같은 이성이 만든 곡의 구성 한가운데에서 공격적인 감성들이 새빨간 생명력과 함께 절규하고 있다. 절규. 이것은 황폐한 세상 속에 근거도 없이 떨어져내린 인간정신이 부르짖는 비참한 절규이자 처절한 의문이다. 거대하고 절대적인 부조리 밑에서 고통받고 있던 자의 인내의 소리(The Sound Of Perseverance)다. 아름다움과 기괴함, 증오와 애정, 고통과 쾌락, 실존에 대한 의문과 자기파괴적인 충동을 뒤섞어 만들어낸 슬픔의 미학이다.
 척 슐디너의 음악은 아프고도 아름답다. 노골적이면서도 단순하지 않다. 우리는 이 무거운 진취성 앞에서 향일적 예술가의 정신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척 슐디너의 음악은 그대로 그라는 인간의 정수가 된다. 그는 불행한 인간조건 아래서 자기표현을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알아낸 이이고 섬광 같은 정신이었다.
 나는 그의 음악에서 쾌락과 고통과 전율의 극단을 모두 맛봤고 번뜩이는 천재성을 발견했다. 그것은 마치 심장을 꿰뚫고 나온 쇠못처럼 강하고 날카로웠으며 단단하고 생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것은 인간의 천재성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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