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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탄식한다, 고 탄식하는 놈이 세상천지에 있기나 하냐


잿더미가 된 세상
이라는 말이

이렇게
지겹고
아름답고
향수를
자극하고
기쁘고 애달픈지

아마 거기서 꽤 오래 살았는가보다
어떤 때는 이렇게
재투성이 마을을 둘러보고
그거 헤집고 있노라면
이거 죄다
진금(眞金)처럼 보이기도 하거든

금싸라기 잔뜩 덮인 골목에
발 푹푹 빠트리면서
휘황찬란 소주병

곱사등이
인간들아,
인간?

인간이고 진인(眞人)이고 사실
잘 모르겠고, 동지라고 불러주랴?

그런데 그들도 다 안다
우리 눈 마주치는 순간
용암 같은 동지애가 끓고 솟구쳐서
쌍욕 튀어나오려는 거 서로 안간힘으로 참고 있는거
다 알고
그 순간 세상은 다시
잿더미 되는 거
안다니까

그렇게 나는 또 향수를 자극하다, 와
노스텔지어, 둘 뿐인 갈래길에 무릎꿇고 뇌수랑
심장 비슷한 거 쥐어 뜯으면서

쥐어 뜯으면서……
방금 뭘 봤더라


재투성이 마음은
잿가루 휘날리는 잿더미 뿐인 동네를
몹시도 열렬히 사랑하고 사모하고

숨쉬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못해처먹겠고
해야하고
바쁘다,
인생.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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