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글/시 2023. 9. 8. 11:59 |

시인의 마을


시인의 마을에
여러분이 꿈꾸는 평화는 없다.
시인의 마을에는
운율도 지혜도 법칙도 없다
정적조차도
이곳은 오로지 인간의 땅
백주대낮 소주병을 들고 걷는
곱사등이 노인, 담배 연기를 숨쉬는
유모차 안의 아기들
모두를 의심하며
곁눈질로 게걸음을
걷는
공포에 질린 사람
사람들
진실이 없는 댓가로
사실만이 과포화된 골목.

태평양 너머에서 온 친구는
내가 사랑했던 나의 마을을
창동 어사일럼이라 부르고
경쾌하게 웃었다.

티끌 하나 없이

나도
웃었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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