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걸렸던 결핵
글/시 2019. 11. 14. 07:18 |연초에 걸렸던 결핵
마음 둘 곳도 없고
갈 곳도 없네
소나무 가지에 담배연기는 뿜어지고
어둠은 결국 밝을 것이라
매일 아침 태양이 뜨는 걸
저주하던 시기가 있었지
화를 냈던가?
내 몸이 화에 들떴지
죽어야만 할 것 같아……
사람들은 실망하고
나는 수치에 몸부림치고
빚을 갚을 마음은 애당초 없으니
온몸의 피를 길게 빼내면
가을바람 휘몰아치는 창밖에
빛살은 내려오고
나는 갇힌 창안에 누워있겠지
왜 떠도느냐고
괴로우니까다
왜 떠도는 것에 괴로워하냐고
괴로우니까다
연초에 걸렸던 결핵이
다시금 그리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