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노래

글/시 2019. 11. 1. 22:29 |

도시의 노래


도시의 노래가 들린다
산양의 비명 같기도 한
죽은 개의 단말마 같기도 한
그런 노래가 그림자 속에 울리네

옆집 아이가 금붕어를 묻은 자리는
어디였더라? 여하간 이 시멘트의 왕국에서는
꼬챙이로 작디작은 흙들을 찌르다보면
쉬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무덤 위에 지어진
자신의 장례식을 예약하는 자들의 왕국은
이제 자신만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심야, 도시가 괴성을 울부짖는 시간
젊은이들은 술 취한 입술로 라라 노래를 부르고
형광색 네온사인들이 금화에 홀려있을 때
도시는 자신의 장송곡을 부른다

이제 모두 잠들 시간이야
나는 더욱이 무너질 시간이야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연명책은 되질 못했다

아아, 썩어가는구나
아아, 무너질 때로구나
인간들이 다음 향락을 찾아 나설 때
도시는 자신의 장송곡을 부른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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