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화

글/시 2019. 5. 11. 23:39 |

객관화


거울을 보며 식사를 한다
카페인 중독으로 요동치는 신경을 억누르려
맛도 모르고 오로지 음식을 입에 우겨넣는
그 장면은 몹시도 그로테스크하다
이것은 식사라 할 수 없다
저 수염 난 괴인은 자살을 꾀하고 있다
음식을 나르는 숟가락은 히스테릭하게 움직인다
치아가 제 역할을 다 하기도 전에
목구멍은 자학적으로 음식더미를 삼킨다
거울에서 보이는 눈은
과거에는 구원을 구하는 빛이었다.

다음 페이지는 거식拒食을 준비하고 있다
몸의 감금에서 벗어나 영령이 되는 길은
아사뿐이라는 거짓을 믿으려하고 있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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