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피안의 숲으로 가자
글/시 2017. 4. 29. 04:07 |가자, 피안의 숲으로 가자
어딘가에 풀과 나무가 사는 모양이다
이 회색 도시의 한복판에서도 새벽
시멘트 바닥 위에 서있으면 그들의 냄새가 난다
밤이슬을 머금은 풀잎들의
그들은 밤에만 피어나는 것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이 깊은 동심원 속에서는 해가 뜨면
무자비한 구둣발들이 사방을 짓밟고
활보하니까
코로 들어오는 농밀한 새벽냄새에
난 떨며 오열할 것 같다, 숨어 지내던 그들이
다시 한 번 온 세상에서 인류를 대신하는 것을
나는 꿈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