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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 2012. 11. 2. 0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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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마리의 해파리들이 보인다. 그것들은 발광한다. 가까운 곳에서 보면 커다란 달덩이 같다. 나는 익사하는 중이고 내 머리에는 월계관이 쓰여있다. 음산한 조류가 때때로 거대한 굉음을 내면서 내 귓가를 스쳐간다. 그는 생각한다. 몇 가지 죄와 차가운 바다에 대하여. 붉은 아기를 보면 심장이 갖고 싶다. 왜냐하면 차게 식은 늙은이들에게는, 더 이상 피도 돌지 않는 육체를 가진 사막의 모래알 같은 인간들에게는 없는 뜨거운 고기가 그것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고기는 생명이요 에로스일지니 경외할지어다. 그러나 그는 오래 전에 기도하는 것을 그만두었고, 대신 하늘을 향해 탐욕스런 손갈퀴를 뻗어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의 손톱은 늑대의 발톱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게 되었고, 이빨 역시 육식성의 동물처럼 흉폭해졌다. 모든 것이 다 그분의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곰곰이 생각한다. 그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분에게는 조건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갈가마귀들의 부리를 보았다. 그것들은 막 죽은 암소의 대장을 부리로 쪼았다. 그는 차가운 바닷속에 빠져있는 꿈을 꾸었고 차가운 바닷속에서 깨어났다. 오래된 바닷물이 기도를 타고 폐로 들어가면 난폭한 마음도 가라앉는다. 나는 경외한다! 고기들의 메커니즘을. 그 정확함을. 그 미세한 착오를. 나는 그분과 하나가 될 수 있다. 만약 그분을 먹을 수 있다면 말이다. 아무튼 그는 붉은 아기의 심장을 탐했고 들개처럼 사나운 입으로 뜯어 먹었다. 그는 자신이 영원히 무한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타당했다. 그러나 타당한 자들도 늘 실패의 결말을 맞는다. 나는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뜨거운 심장들을 뜯어 먹었고 내 생명도 넘치는 술잔처럼 차올랐다. 밤에 뜨는 태양이 고요를 작렬하고 있었고 어둠과 빛은 하나가 되어서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가끔은 소리내어 울부짖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짐승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찬탄, 찬탄! 모든 규칙들은 하나로 뭉쳐져서 벌겋게 뛰는 거대한 육신이 되었다. 영혼은 그의 이빨과 손톱 속에 있었다. 나는 겨울 바다에 있다. 갑자기 사방에서 수백개의 해가 뜨고 금과 은으로 된 왕국에는 온통 왕들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군인이여, 그대는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그대의 존재는 그분도 원하지 않고 그도 원하지 않는다. 그대의 소멸에 박수쳐라! 다만 이제 왕들은 스스로 고기를 구하러 돌아다녀야 한다. 바다 밑바닥은 무겁고 환하다. 어머니여! 그대는 좋은 자식들을 낳았다. 이제 그들이 서로를 뜯어 먹기 위해 주먹다짐하고 할퀴고 물어 뜯는 것을 보아라. 모두 다 정당한 뜻에 따른다. 하수구 속 쥐들의 왕국을 생각해보았는가? 빨갛게 불거진 눈을 가진 그 시궁쥐들에게는 주인이 없다. 그것들은 자신의 새끼를 먹어 치운다. 나는 경외한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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