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대지의 납덩어리 같은 어둠을 밟고


연기 사이로 불빛이 출렁인다
가로등의 주황색 불빛
저것은 시민들로 하여금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밝혀진 것이다
인적 없는, 어둡고 가라앉은
들개의 시체 위를 넘나들지 말라고.
그러나 나는 빨간 불꽃을 품에 안고
그것들의 뼈를 밟고
흘러나온 피와 내장을 슬픈 듯이 핥는다
너는 지금 그 위대한 해골에게 무어라고 짖고 있을까?
계속 짖어라. 나도 함께 울부짖어 주리라
나의 형제여
내가 최초의 혼돈이 되리라
바람조차 불지 않고
아무것도 죽지 않는 원시의 밤이.

아, 마지막 외마디 비명소리!
빨간 불꽃이 꺼진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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