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도시의 한 구석에서 외침


꽃잎 냄새 나는 계절 주황빛 가로등 비추는 골목길에서
나는 배 깔고 누운 짐승처럼 공기를 들이마셨지
새벽에 태어나 이제 막 죽어가는 냄새 속에서
가끔 검푸른 물방울들이 시야에서 흔들거리고 나는
입이 없고, 오직 눈동자만 뚫린 털북숭이 짐승과 친근하게 손을 맞잡았다.

밤은 깊다네. 아홉 개의 어두운 구덩이 따위보다도 훨씬 더.
왜냐하면 음영조차 없는 휑뎅그렁한 얼굴은 바로 그 속에서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지.

이미 몇 시간 전, 가을걷이하는 낫에 모든 표정 있는 것들은 목이 잘렸고
잘린 목들은 침묵한다. 당신, 나는 유쾌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존재 없이도 내 가슴은 뛰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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