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형제들에 대한 시


 범죄자의 영혼을 품고 태어나는 이들이 있다. 법이 탄생하기도 전부터 그들은 범죄자였다. 그런 숙명을 지고 났다. 그들은 나의 형제들이다. 심판관이 의사봉을 두드리기도 전부터 철창에 갇혀버린 그들. 길거리에서 웃고 떠드는 절망에 등 돌린 여자들을 보고 질투심에 불타오르며 웃음 짓는 그들. 어리고 약한 소년 소녀들을 위해 울며 또 그 어린 것들의 심장을 도려내 먹어치워야만 살 수 있는 그들. 나는 오래 전부터 그들의 형제였고 그들은 또 나의 유일한 이해자였다. 아 그러나, 나는 누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는지? 나는 오랜 타락과 방탕으로 뼈가 삭아버렸고 덕분에 제대로 서지 못한다. 나는 무너진 다리로 주저앉아 계속해서 지독한 독을 꿀꺽꿀꺽 삼킨다. 그런데 그 범죄자의 영혼들이(형제여!) 나의 퇴폐를, 나의 저주받은 정신에 손을 내민다. 위안을? 아니다! 그들은 그저 그들과 내가 <체온을 나누기를> 원하는 것뿐이었다. 우리들 감옥과 병원에 갇힌 이들. 아 그러나, 나는 우리들만을 위한 위로를 말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감은 눈꺼풀들 사이에서 시퍼렇게 날이 선 눈동자를, 악수하는 흰 장갑들 사이에서 날카롭고 예리한 주머니칼을, 진보하는 인류 사이에서 세계 밑바닥으로 추락하며 다리를 저는 늑대처럼 울부짖는 어떤 광인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 모두의 가슴을 절개하여 열어보면 나를 꼭 닮은 얼굴이 히죽거리고 있다. 그것은 매우도 유쾌하다. 그리고 범죄적이다. 나는 희희낙락하여 지나가는 어떤 집쥐에게 물었다. 「너는 왜 썩고 오래된 것만을 먹고 사느냐? 나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막 잘라낸 개나 돼지의 고기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그러자 그 쥐가 말하길 「우리는 충분히 오래된 것만을 먹어야한다. 그래야 탈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피가 굳어서 더 이상 비린내가 나지 않을 때야 그것을 핥고 고기가 썩어서 더 이상 핏기로 번들거리지 않을 때야 그것을 씹는다. 왜냐하면 우리 집쥐들은 야만을 죄악으로 여기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코웃음 치면서 또한 내 갈비뼈를 모조리 맨손으로 뜯어낼 정도로 슬퍼했다. 어리고 약하고 우둔한 것들의 피 맛은 참으로 달다. 그리고 그것들이 고통에 겨워 외치는 울음소리는 우리들 영혼의 빈 부분을 만족스럽게 긁어주지 않았던가? 나는 그 개와 돼지들을 사랑하며, 또 멱을 딴다. 그러면 내 눈에 눈물이 고이지만 나는 그 혼돈의 짠맛을 기뻐했다. 이것이 우리 형제들의 공통된 심리이자 욕망이다. 다리를 절면서 남의 아킬레스건에 손톱과 이빨을 박아 넣는 불구자를 보았는가. 그 불구자는 우리 모두와 똑같은 검은 눈을 갖고 있었다.
 아 그래! 범죄자의 영혼을 품고 태어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나의 형제들이다. 또한 그들은 모두 하얀 쇠창살로 된 감옥 속에 갇혀서 호시탐탐 감옥 문이 열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들의 혈관 속에는 붉은 피가 흐른다. 우리들의 뼈에 달린 살은 탄탄하며 신선하다. 그리고 보라, 모두들 흥분에 겨워 웃고 있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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