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가(讚歌)

글/시 2012. 4. 24. 22:24 |
찬가(讚歌)


나는 숲을 보았다.
그것은 물방울과, 찬 공기와
취한 눈동자로 이루어져있었다.
그리고 그 숲은 낮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밤이 되자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사방이 흐릿하고
연기로 만들어진 나뭇잎들 때문에
하늘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뻐서 웃었고
내 가슴은 꿀이 넘쳐흐르는
지옥 같았다.

가끔 오한이 일었다.
선원을 잃은 선박처럼
내 발은 숲속을 마구 거닐었다.
대기가 내 눈에 술을 들이부었고
미광(微光)이 길을 잃고 산산조각 났다.

바람도 불지 않는 어스름한 시간에
마귀들이 기쁨을 전파했고
모든 것이 그림자 뒤에
숨어있었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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