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네 시
정적이 차갑게 얼어붙어
밤이 몰아칠 때
나는 갈 곳이 없다
잠을 자는 것도 좋다
세상도 겨울이라는 꿈이니
그러나 호르몬과 화학물질들 사이에서 허우적
거리다 깨어나도 나는 나라는 꿈을 꾸고 있다
갈 곳 잃은 발은
잠에도 들지 못한다
술을 마셔보아도
꿈의 허술한 틈들이 더 잘 보일뿐
이 거품덩어리 속에서는 눕기는커녕
서있을 일도 없다
허구로, 만약 내가 진실로 향하지 않는다면……
더 짙은 안개
더 열리기 힘든 눈
그런데 시원의 혼돈이 법이었다면
피의 따뜻함, 군화소리의 분명함, 공포의 비명들:
회귀하려는 힘, 골수의 목소리
내가 찾는 것은 정반대 방향에서 나를 찾고 있다
겨울에
공허가 더 맑아질 때, 꿈에는 교훈이 없고
나는 헤매고, 헤맬 수밖에, 털이 난 거품 같은 현실
활자는 증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