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마따나, 그럴 수밖에 없으니


 밤이 유독 밝다
 빛은 없는데
 밝다.

 어느새 내일이 되었다
 새벽 숲속에서 잡풀과 잎들의
 색, 색을 보며
 이미 몇 까치의 꽁초를 떨어뜨렸다

 마음은
 약리학의 힘으로 마비되었다
 어둠이 형형색색 선명히, 보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자고 있다
 무언가가 끌고 다니는 이 송장 덩어리도
 자고 있다 죽어 있다 다만
 무언가가 줄곧, 깨어있다
 빛깔도 없이.

 내일이 오고 있다고 중얼거렸다, 이미
 내일이다
 고작 이름, 단어, 언어,
 중얼중얼, 중얼,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하늘에 나타나 번쩍이던 별이
 오래 보니
 인공위성이다.

 방으로
 사무실로
 돌아갈 수밖에

 문을 닫고
 밤을 끈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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