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마따나, 그럴 수밖에 없으니
글/시 2024. 10. 26. 10:19 |누구 말마따나, 그럴 수밖에 없으니
밤이 유독 밝다
빛은 없는데
밝다.
어느새 내일이 되었다
새벽 숲속에서 잡풀과 잎들의
색, 색을 보며
이미 몇 까치의 꽁초를 떨어뜨렸다
마음은
약리학의 힘으로 마비되었다
어둠이 형형색색 선명히, 보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자고 있다
무언가가 끌고 다니는 이 송장 덩어리도
자고 있다 죽어 있다 다만
무언가가 줄곧, 깨어있다
빛깔도 없이.
내일이 오고 있다고 중얼거렸다, 이미
내일이다
고작 이름, 단어, 언어,
중얼중얼, 중얼,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하늘에 나타나 번쩍이던 별이
오래 보니
인공위성이다.
방으로
사무실로
돌아갈 수밖에
문을 닫고
밤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