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게 다 있냐 연못이라는 단어가 왜 연못인지도 몰라?
글/시 2024. 8. 24. 21:16 |뭐 이런 게 다 있냐 연못이라는 단어가 왜 연못인지도 몰라?
연못에 갓 피어난
흰
연꽃이
꺾였다
맨발로 휘청거리며
빠질 듯 안
빠질 듯
돌 밟고
연못
청소
하던
내 손에
흰 연꽃이
꺾였다
여기 돌 위에서 내다보는 산사의 흑청색 기왓장 하나하나는 아주 적막과 고요와 정적과 원망과 분노와 증오와 시기와 질투와 불만 탐욕 분별 시비 내 입장 니 입장 아무 소리도 없이 외치면서 누구는 내키는 대로 절 생활을 한다느니 누구는 내키지 않는 대로 절 생활을 한
다고
그러는데,
이거 다
조용한 거라고
평화라고 한다
화합이고
몇 번
대충 여덟 번 정도
빠질 뻔 했는데
빠지진
않았고
제대로 걸려 넘어져
흙탕물에 코박은 놈이 하나
있기는 있는데
청소는
계속 해야겠고
잘 보이지도 않는
위를 보고
구름 더럽게 두텁다
햇빛도 안 쬐고
좋네.
아무튼,
내가
흰
연꽃을
꺾었다고.
꺾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