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게 다 있냐 연못이라는 단어가 왜 연못인지도 몰라?


 연못에 갓 피어난
 흰
 연꽃이
 꺾였다

 맨발로 휘청거리며
 빠질 듯 안
 빠질 듯
 돌 밟고
 연못
 청소
 하던

 내 손에

 흰 연꽃이
 꺾였다

 여기 돌 위에서 내다보는 산사의 흑청색 기왓장 하나하나는 아주 적막과 고요와 정적과 원망과 분노와 증오와 시기와 질투와 불만 탐욕 분별 시비 내 입장 니 입장 아무 소리도 없이 외치면서 누구는 내키는 대로 절 생활을 한다느니 누구는 내키지 않는 대로 절 생활을 한
 다고
 그러는데,
 이거 다
 조용한 거라고
 평화라고 한다
 화합이고

 몇 번
 대충 여덟 번 정도
 빠질 뻔 했는데
 빠지진
 않았고

 제대로 걸려 넘어져
 흙탕물에 코박은 놈이 하나
 있기는 있는데
 청소는
 계속 해야겠고

 잘 보이지도 않는
 위를 보고

 구름 더럽게 두텁다
 햇빛도 안 쬐고
 좋네.

 아무튼,
 내가
 흰
 연꽃을
 꺾었다고.
 꺾였다고.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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