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워서 못 해먹겠고 또 걱정은 왜 이리
글/시 2024. 8. 22. 01:35 |서러워서 못 해먹겠고 또 걱정은 왜 이리
그 사람은
라면을 끓여
전망이 탁 트인,
은행
나무
밑에서
라면을 먹었다.
퍽
야위었다.
눈은
냄비 뚜껑에
그러나 풍광은
볼 수 없이.
사람이 없어
사방이 고요한
것
같은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
여기 작은 산 중턱
작은
세상
맞은편에는
화려한
골프장
뒤돌면
남의 주방.
그 사람은
바삐 설거지를 하고 환기를 시키고 아무 흔적도 남지 않도록 주방으로
떠난다
나는
곧 떨어지기 시작할 은행열매와
낙엽을
생각,
아니,
근심
한다
돌좌탁이 뜨겁고
슬슬 바람에서는
가을비 냄새나고
싸리비 멀쩡한 놈 몇이나 남았더라
뒤편에서
설거지 소리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