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대화

기록/생각 2020. 8. 26. 16:00 |

(이 친구 한국어가 내 영어보다 못 해서 영어로 진행됐다)

우리 부모님 집에 고양이 두 마리 있던 거 기억해?

그래, 까만 거 두 개 있었지.

그 중에 암컷이 너무 늙어서 미쳐버렸었나봐. 다른 놈을 이유도 없이 공격하고, 사방팔방에 오줌을 갈기고, 시도때도 없이 울어대고.

뭐야, 고양이 알츠하이머 같은 거라도 걸렸나.

아마도. 그래서 아버지가 어떻게 했는 지 알아?

말해 봐, 재밌을 것 같은데.

뒷마당에 삽으로 구멍을 파고, 거기다 간식을 던져두고 고양이가 들어가게 한 뒤에 두 방을 쏴버렸어.

아저씨답네. 그래서 내가 너희 남부사람들을 좋아해.

왜?

블루스테이트 사람들은 너희더러 무식한 레드넥이니 전쟁광 공화당 지지자니 하지만, 가식없고 실용주의적으로 무식한게 온갖 감성이나 권리 지랄에 시달리는 자칭 지식인보다 훨씬 나아.

헤, 아무튼 아버지가 전화로 그러더라고. 그 짜증나는 거 안락사 시키려면 적어도 2백 달러 들어가는데, 총알 두 방은 50센트도 안 한다고.

하! 50센트? 진짜? 그거 아저씨가 늘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손바닥만한 핸드건에 들어가는 거야?

아니, 구경 약간 더 큰 소음기 달린 자동권총. 정확히 몇 mm인지는 모르겠는데 건샵가서 계산해보면 한 발에 25센트도 안 해.

망할, 이 얘기 뉴욕 같은 데 사는 놈들이 들으면 난리 나겠네. 분명히 게거품 물고 동물권리에 총기문제까지 울부짖으면서 전국적 이슈로 몰고가려고 하겠지.

하, 동물권리.

그러게. 그 단어 처음 만든 놈이 대체 누구야. 젠장, 아저씨 죽기 전에 한번 뵈러 가야되는데. 니 얘기 들으니까 더 보고 싶네.

이 코로나 난리부터 어떻게 되야지.

내 생각엔 일루미나티 애들이 원래 하려던 짓 대신 끝내주고서야 해결이 될 것 같은데.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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