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의 흙

글/시 2018. 6. 25. 17:59 |

프로방스의 흙

 


사람은 흙으로 빚어진 것임에 분명하다!

 

우리 움직이는 돌들은 바람부는 쪽으로
강대한 적인 바람의 칼질을 맞아가며 이 길로 간다
우리는 방패가 필요 없으니, 왜냐하면
이 돌로 된 몸이 이미 목신牧神의 방패이기에
그러나 누구도 영속을 약속하지 않는다
우리 움직이는 돌들은 진흙구렁에서 몸을 치켜세웠을 때부터
그런 약속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고서 나타났다
태양은 길다랗고 날카로운 손가락을 뻗으며
쪼아오고 우리의 발은 진흙이 묻어
곧 다시 흙이 되려는 충동으로 몸부림친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가야한다
분명 이 싱그러운 나무들과 부서지는 초록빛 햇살과
돌의 손을 활짝 펴고 있을 누군가가
<시간>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들에 의하여, <죽음>이 축복한
모든 것들의 왕국에서
흙과 암석의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며
<이곳>에 있다는 것을 신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오, 나이 없는 물은 짐승의 뱃구렁을 파고
그 거대한 짐승의 신선한
선혈의 냄새가 사방에서 바싹 타올라
엄청난 등뼈와 해골 위를 걷는 우리는
웃음을 멈출 줄 모르니!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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