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는 걸까

글/시 2016. 10. 6. 01:28 |

나는 왜 사는 걸까



답을 알고 있음에도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 알고 있음에도

습관적으로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그 자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라고

예수의 그 말을 들었을 때 유다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실상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모든 것, 모든 질문에 대한 모든 답

실상 나는 알고 있다

어두운 계단에 앉아 공허의 도시를 내려다볼 때

내가 묻는 질문에 나는 스스로 대답

할 수 있음에도

나는 계속 묻는다


의문은 답이 있다한들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의문은 영속하기에 의문인 것이다

우리 비참한 영혼의 물음들은

대답이 있음에도

물음을 계속한다.


밧줄과 은화 30전만으로 속죄를 완료할 수 있다면

삶이란 그리도 쉽겠지 그러나

인간이 짊어진 죄는 원죄도 뭣도 아니고

계속 살아가야만 한다는 책임이다

책임


안녕, 비참 속의 영혼들

우리는 문어처럼 서로의 촉수를 맞잡은 채

납득할 수 없는 대답 속에서 살아가야한다

납득할 수 없는 의무 속에서


강제된 삶 속의 찰나의 기쁨으로

부디 당신의 악 문 이가

찰나의 눈물이라도 흘리기를 바라며.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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