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속의 폭도
가끔씩 가슴이 난장을 깝니다.
그럴 때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어째서인지 슬프고
어째서인지
이젠 고장이 나 바싹 마른 눈물샘이
울고 싶다고 발악한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는데
그러나 누구도 없는데.
그러나 아무 일도 없어서
그러나 누구도 없어서 슬픈 것이다.
오늘도 내가 매일 담배 피우는
그 자리에서 보이는 창문은
열한 시면 불이 꺼지고
비둘기들은 건물 옥상 옆
녹슨 굴뚝 위에서 잠들고.
매일 똑같은
똑같이 슬픈 밤이 오면
나는 그림자 속에 앉아서 연기를 뱉고
매일 이맘때면 나는 이미
눈동자가 녹아내릴 만큼 술에 취해있고
내일이 오리라.
내일도 태양이 뜨리라.
담배 때문인지 점점 숨쉬기가 힘든
가깝고 가까운 미래로 향할수록
나는 잠들 때마다 내일
영원히 눈 뜨지 않을 내일을 상상하고
어둠은 건조한 공기 속에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내일도 여전히, 내 흔들리는 척추를
받쳐줄 꿈속의 사랑은 없을 것이며
월요일의 해가 뜨면
나는 나의 술과 담배를 사기 위해
일을 하러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