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을 잃어도 꿈을 꾼다


가을이 가까워지면 여름 내내 뛰놀던 남국의 혼령들이 자신의 동굴을 찾아 기어들어간다.
나는 낡아가고 있다.

깜빡거리는 도시의 주황색 불빛이
내 동공과 망령을 끌고 다니면
나는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한다.
내가 찾기도 전에 잃어버린
사람들 그들은 다른 행성에서
사막과 태양이 충만한 저쪽 지평선에서
모두에게서 잊혀지는 시간만을
축복으로 알고 휘적휘적 걷고 있다.

항상 밤이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밤에만 살아있게 만드는지, 이제
내 위장은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아닌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 영혼은
악마처럼 순진하고 잔혹한 피부를
육체 속에 감추어 둔다. 내가 잃어버린 사람들도
분명 무어라고 잔뜩 휘갈겨 쓴 종이와
사랑하는 사람의 온기를 느낄 때의 눈물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실종되어 버렸다
고 나는 생각한다.

책을 읽지 말아야만 한다. 반드시
특히 근대 유럽과 소련에서 살던
겨울만을 숨 쉬던 작가들이 써놓은 유품은
너의 생존에 불리하다. 당신은 스스로
낡아 폐물이 되어가면서 점점 높아지는 것을
마침내 한때 짜라투스트라가 살았던 산에서
그 동굴에서 두 눈을 도려내고
혀를 자르고 세상이 끝나는 안식을 얻을 때까지
소리도 나오지 않는 비명으로 느낄 때,
이 지구에서 실종 되어버릴 것이다.

사막에서 태양빛을 마시며 죽어가는 것에 경외를
낡은 장기에 끝없이 너에게 가장 슬픈 독액을 부어넣는 것에
잃어버린 사람들이 잊혀지는 것을 갈망하며
어느 산맥에서도 찾을 수 없는 망자로 화해가는 것에
경외를.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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