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글/시 2012. 11. 30. 22:28 |
비행


내 심장 속에 사는 어린아이는
연기로 된 몸에 상처를 가득 입었다
그는 암록빛 초원을 거닐고 싶어 했고
사람의 체온을 사랑하고 싶어했으며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으면하고
자그마한 손아귀로 빌었다

그러나 누가 기도를 들어준단 말인가?
아무도 없었다. 길거리에는 꽃봉오리가 떨어진
들꽃뿐

날자, 공기보다 가벼운 영혼을 가진 이여
몸을 버리고 하늘로 올라가
연기처럼 산산히 흩어지자
그러고자 했다

그러나 나의 가슴 속에서는
이미 아무도 믿지 않게 된
한 명의 작은 어린아이가
날갯짓하는 법도 모른 채
피와 근육 속에서 팔을 휘젓고 있다

당신을 내 손으로 잡고 싶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향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노이즈가 울리는 하얀 거리에서
아무도 없는 암적색 들판에서 그는 혼자다

날아가자, 날아가자,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어떤 색깔도 희망도 없는 창공으로
조각난 태아의 영혼으로 날아가자
Posted by Lim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