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시간은 여전히 쏟아져흐르는 강물처럼 목적도 없이 나를 지나쳐가고 있다. 생명은 의미를 찾아야한다. 생명은 아무 색깔도 가지지 못하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희망과는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나 자신도 그 기대에 기대를 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참으로 그렇다. 우리들 눈을 뜬 인격들에게는 기회가 수도 없이 많다. 나는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 태어난지 하루도 안 되어 굶어죽어가고 있는 어떤 아기를 생각한다. 그러나 그 헛된 생명에게도 탄생은 축복일진저. 왜냐하면 적어도 그는 고통과 빈곤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만사가 다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썩어가고 있다. 그러나 만사가 다 잘 되어가고 있다. 내가 부패하고 있을 지언정, 실제로는 그러하다. 어떤 남자는 내게 세계의 끝이 이제 거의 다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 말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루하루 직장과 교회에 나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도 그는 영생을 믿고 있는 것 같았다. 구원받으리라는 강한 확신이 그에게는 있었다. 나는 아무 표정도 없는 눈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게 전부였다. 나는 피안 너머에 있는 세계에 희망을 거는 일은 하지 못한다. 그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단순한 성질의 문제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하지 못한다. 나는 내가 그런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최근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 나는 글을 쓸 때에만 내가 의미있는 존재라고ㅡ그것도 어떤 주관에 의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말이다ㅡ 감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것이 너무 오래된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최소한 요 한달간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시간을 보내왔다. 가치도 없었고, 생산성도 없었다. 그저 그랬다. 나는 가치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나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라고 느끼고 싶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위대함을 찾고 아름다움을 탐하고 삶을 씹어삼킨다. 그러나 나의 나태가. 나태가. 나태가. 아, 그러나 이 나태는 나의 내면에서 나온 것이 분명한가? 잘 모르겠다. 외부에서 온 나태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불을 꺼라. 불을 꺼. 어둠이 우물에서 샘솟는 물처럼 차오르게 해라. 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간 이외의 많은 것들도 필요하다. 그러나, 사치를 부리지는 않는다. 나는 추상의 인격이오. 편집증에 걸린 유령이오. 내일이 오리라. 내일의 나는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내 머릿속 한구석에서, 밝고 화창한 환상들이 빛으로 만들어진 벌레처럼 뛰논다. 나는 그 환상을 감상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잘 모르겠다. 한 가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 위대해지기 위한 의지를 되찾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