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
건전과 건강을 혐오하는 삶이었노라고 그가 내게
Lim_
2024. 5. 30. 11:39
건전과 건강을 혐오하는 삶이었노라고 그가 내게
그는 살아있었다
오래 되지 않은
오래 전
죽은 문자
활자의 검은 늪 속
생존은
언제나 꼬리표만 주렁주렁
사납고 성가신 단어라
그냥
살아있었다고만 하겠다
특히
탄생
에 대해서는
할 말 없으니
원하시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거나 만겁 억겁 주구장창
쳐다보시든가
여하튼,
질척이는 암록색 표면
스스로
그는
보았고
요동했고
이따금 밑바닥의
오래 굳은
거대한 유목,
흉물
수면 위로 뱉고……
영광을 얻고
고작 진흙 껍질에 생겨나는
무늬
정도로
아무짝에 쓸모없는 이름들 받아
그 어느 손이며 입도
그 생애生涯
비웃을 수 없도록
낄낄……
눈만 뜨면 세계는 늘 밤이었다고
진흙 속 잠긴 눈은
지껄이고
지껄였다
살아있어 비참한 꿈이
환幻과 환患이
골과 골을
흐르고
못처럼
고였
고
그는 어디론가 발 내딛을
출구도 입구도
아니었고.
그야 뭐
자신이
늪이 아니라는 것쯤이야
알고는 있었겠지
그러니까,
그래서,
빛은
태양도 낮도
하늘도
아니었다
꿈은
물가의 생을 버리고
수면을 부수며 숨을
터트릴
때
빛
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