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생각
무작위의 진실.
Lim_
2011. 5. 29. 04:46
나는 춤을 춘다. 나는 춤을 춘다. 내가 춤을 추노라. 내 목소리를 들으려면 어디로 가야하나? 누가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누군가의 입에서 나의 언어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싶은가? 아니, 사실은 그다지 바라지 않는다. 그저 어딘가에 완벽하게 만들어진 내 밀랍인형이 있다면!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도다! 나는 희망이 충만하고...희망은 충만하지 않다. 희망은 거부당했다. 그렇더라도 괜찮다. 그것은 애당초부터 거절당할만한 것이었다. 나는 내 손을 뜯어먹는다. 내 유일한 가치를 씹어 삼킨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접시가 비워진다. 내 가죽, 내 살덩이, 내 뼈. 내 목소리. 내 목소리를 내는 내 표정들. 사방으로 떠들어대는 얼굴들. 나는 춤을 춘다. 들어본 적도 없는 리듬에 스탭을 밟는다. 그런데 내가 만일 그들에게 빚이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빚이 있는가? 그런데 나는 누구에게도 원한 살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 나는 결백하고 유쾌하다. 그러나 완전하지는 못하다... 충분하지 않다. 그래도 잘 되어가고 있다. 나는 잿가루가 뿌려진 기쁨을 들이삼킨다. 커다란 잔에 그것을 담고 마시며 심장이 타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통증이야말로 나의 뿌리가 아니던가. 춤추자! 기쁘니까 춤을 추어야한다! 나는 꿈 속에서 나의 집을 갖는다. 나는 내 집의 가장 안전한 방의 가장 깊숙한 안락의자에 머리꼭대기까지 파묻혀 있다. 나는 또 소리내면서 웃는다. 무엇이 우스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도망쳤다는 사실이 유쾌하다. 나는 완벽하게 도망쳤다. 그러나 일시적인 도망이다. 다시 목이 묶여 끌려갈 것이다. 그러면 나는 또 내 집으로 도망치기 위해 내 목을 자를 것이다. 머리가 떨어져 내린다. 내 손해다. 소리내서 웃자. 나는 믿는다. 어떤 길거리에서, 사람이 한 명도 다니지 않지만 사람의 그림자가 시야를 스쳐지나가는 어떤 길거리에서 나는 겁에 질린 만큼이나 편안하다. 내 몸에서는 웃음이 체액처럼 뚝뚝 흐른다. 잘린 머리. 잘린 머리. 잘린 남근. 잘린 영혼. 잘린 정신. 잘린 자아. 유명한 단어들... 너무도 값싼, 너무도 고귀한. 누구나 먹어야 산다. 그 어떤 고명한 철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생명을 탐하자. 걸신들린 것처럼. 뜯어 먹자! 나는 잠을 자겠다. 내 통제를 벗어난 다리와 함께. 어떤 주관의세상은 아득하게 멀어지고 연기로 둘러싸여 있다. 내일. 연속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