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생각

20250704

Lim_ 2025. 7. 4. 02:27

 상당히 오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동력원이 실종된 정도가 아니라 존재의의가 상실된 느낌이고, 존재의의란 것이 과연 존재에게 부여되거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조차 의문스럽다.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점은 의식의 커다란 부분이 이런 상황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굳이 동력원이니 의의니 하는 것을 가져야만 존재가, 혹은 현상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자조적 의식.
 테이블 위에는 '오늘은 맘편히 지내요'라고 적힌 분홍색 향초가 있다.
 글은 쓰고 싶을 때, 혹은 쓰지 않으면 안될 때 쓰면 된다. 작품을 하지 않을 뿐이지 매일 노트는 점점 더 많은 잉크를 먹고 페이지가 채워져간다. 아무도 강제하지 않고, 다그치지 않더라도 펜대 잡고 지랄하는 일은 이미 나의 전체와 동화되어있다.
 절망은 아무때나 찾아온다. 자기파괴에 대한, 본능보다 깊은 열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하루에 서너편의 단편과 엽편을 쓰던 때와 비교하더라도
 실상 아무것도 변한 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