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

2025년에도 봄은 오고 꽃은 피는데

Lim_ 2025. 4. 11. 08:04

2025년에도 봄은 오고 꽃은 피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의 집이고
 심장은 허덕이고
 넘어져 다친 무릎은
 욱신거리고
 이불은 없고
 햇볕 받아 뜬 눈이
 보는 것은
 책상 밑판.

 그래도, 뭐
 상관은 없다
 늘 그랬었
 으니까
 뭐

 그래도 올해는,

 모르는 집은 아니며
 어제를 기억하며
 베개도
 있다

 가방에
 칫솔 치약도 있다.

 책상 밑에서 햇살을 가만히
 마주 보다가, 일어나
 보일러를 끄고
 아무도 없는 집을
 나왔다.

 갈 곳은 딱히 없는데
 사람들은 살기 위해
 회사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