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
백수짓도 하려면 계획적으로 해야지
Lim_
2025. 2. 7. 21:13
백수짓도 하려면 계획적으로 해야지
문자화할수도없는혼란한정신속
에서더욱침잠하거나혹은
잠깐깨어나거나
돌풍이 불든 낙뢰가 치든
머저리처럼 나아가는 오토 파일럿
항공기처럼
눈동자에 불을 끄고
좌절을 제쳐놓고 정지
한 채
여러가지 속수무책으로 가며
시간도 갔다.
이천이십오년 이월 칠일 영 시 이십팔 분.
써도 읽어도 이게 뭔지 이해도
안 되고
욕지거리할
기력도 없다
내가 기억하는 한, 이, 삶에서,
시계란 것들은 늘 폭력적인
사기꾼들이었다
지금도
담배 피우러 나갔다 하늘이 미친 것마냥 눈을 쏟아내고 대설경보가 울리고
그제야 계절이
여전히 굴러가고 있었다고
알아차리고
눈이 소리를 먹고 사방이 고요해
돌아볼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도망에서 도망하고 도주하고 아주
체질인가 봐, 백수
백수 체질
해서
도망치지 않을 방법도 없었고 도망친 길도 길이라고 중얼중얼
입속말하다 담배는
피우지도 않고
돌아왔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
낮이고 밤이고 하늘이 뱀장어 껍질 같네
그러고 보니 의사는, 지금쯤
내가 외국에 있는 줄 알 텐데
그런 도주 계획이
있기야 있었지
여기에 있긴 하다만
아.
벌써 내일이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