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ideal(egloos)

2010/03/28 - 나는 내가 약에 취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Lim_ 2010. 7. 9. 14:18

 나는 아주 많은 말들을 한다. 나는 많은 말들을 한다. 많은 생각들을 늘어놓고, 많은 혼잡을 끄집어낸다. 나는 수많은 단어들로 수많은 이미지들을 쌓아올린다. 나는 새벽 네시의 거리가 얼마나 축축하고 외로운지에 대해 말한다. 사실 외로움을 말할 수 있는 장소가 가장 외롭지 않은 장소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과 어떤 정신과 어떤 분류들에게는 그렇다. 그곳의 어둠은 깊은 어둠이 아니라 밤이 피어나기 직전의 어둠과 닮았다. 사람의 뇌와 심장을 한 그릇 안에 넣고 휘저어 뒤섞어놓는 습기찬 밤시간이다. 내 의도적인 캄캄한 공간 속에서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한 장치도 아니다. 나는 졸리고 피곤하다. 시선으로부터, 시선으로부터 벗어난다. 시선으로부터 탈출하고 허황된 이성과 강제로 부여된 개념들도 부수어버릴 것이다. 나는 병들고 환각으로 된 나무들을 본다. 나는 그 어두침침한 녹음 사이에서 자유롭다. 나는 자유롭다. 나는 자유롭다. 나는 자유롭다. 나는 너무나 자유롭고 아무것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환상 같은 존재다. 나는 지면을 기어다니는 꿈과 같다. 낭만주의는 내가 목을 졸라 죽였고 감상적인 의미들은 몽환과 함께 자살했다. 기어다니는 꿈은 철저하다. 빈틈없는 자폐이고, 그가 하늘을 날 때조차 그것은 구름 밑을 기어다니고 있을 것이다. 시선으로부터 탈출한다. 족쇄에 목을 매달아도 여전히 고독하기 때문이다. 고독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직하고, 정직하지 못한 인간들을 증오하며 정직한 인간들 또한 증오한다. 그들이 시를 쓰지 못한다면 나는 그게 누구든 증오할 것이다. 공격 받았다. 나는 창에 찔렸다. 고통을 물어뜯다. 완전한 문장들. 고통을 물어뜯다. 명료의 순간들. 나는 졸리고 피곤하다. 뜨겁고 축축하다. 밤공기는 가로등에서 쏟아져내리는 차가운 물줄기 같다. 짙은 남색으로, 그것은 달라붙는다, 달라붙는다. 모두 불안해하며 죽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불안이다. 불안. 불안. 지독하게 불안해하며 정신은 산산조각인 날 것이다. 다시는 끼워맞추지 못하도록 말이다.
 감정 과잉. 감정 과잉. 나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자유롭다. 자유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병적인 증오에 기인한다. 그리고 나는 죽음을 믿는다. 내 모든 가치를 한 순간에 휴지조각만도 못한 0으로 되돌려버리는 단 하나의 절대성을 믿는다. 열이 끓어대는 내 뇌를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의 체온인 양 끌어안는다. 새까만 콘크리트와 절망이 발라진 한밤 중의 빌딩들 사이에서 나는 몹시 흔들리고 명료하다. 사람은 암담하고 절망적이다. 사람에 대한 것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렇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길을 걷고 불안 속에서 잠이 든다. 어디에도 필연은 없다. 가죽과 새빨간 살덩어리들은 필연을 믿어야 하지만 어디에도 필연은 없다. 이곳에는 가치도 없다. 아무도 의미를 부여해주지 않는다. 아버지들은 전부 눈물 속에 빠져 죽었고 어머니들은 원망하는 눈만 남기고 죽음도 없이 사라졌다. 생명은 의미도 가치도 근거도 없이 고독하다. 고독하다. 고통스럽다. 가장 지독한 사실은 신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악마도 없다는 것이다. 뜨겁게 달궈진 콘크리트와 모래가 쏟아지는 하늘에는 그 어떤 상징도 살지 않는다. 모든 믿음이 허황되고 절멸하는 진실밖에 없는 땅에서 나는 꿈도 꾸지 못하고 오직 고의로 취하기만 반복한다. 마지막까지 수 십개의 이성과 입장들에게 둘러싸인 채, 비웃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디를 가도 우리밖에는 없다. 그리고 미학을 쫓아야한다. 그렇기에 미학을 쫓아야한다. 그러나 미학을 쫓아야한다. 표상은 기괴하게 일그러진다. 추함과 함께, 통념과 시선 밖으로 탈출할 것이다. 그 순수한 사람은 단단하게 잠긴 방 안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작품들과 함께 늙어 죽었다. 그는 고독과 단절 사이에서 죽었고 썩어서 구더기로 뒤덮였다. 그는 오랫동안 미쳐있었고 순수했다. 그는 얼마나 고통받았을까? 그는 아무도 모르게 수천페이지의 글과 수십점의 그림을 그리다 아무도 모르게 죽었다. 그는 죽었다. 결국 그렇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