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생각

생의 한복판. 절망의 개념.

Lim_ 2014. 8. 22. 03:34
 어느 길로 가야하는 지를 모르겠는 것이 아니라, 길이 어디에 있는 지를 모르는 것이다.
 찬란하게 빛나는 목적지는 눈에 보이나, 그것은 도달점이 아닌 황량하고 고독한 드넓은 영역이기에, 나는 방위를 헤매고 마는 것이다.
 카타르시스라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인지 잃어버린 뒤로, 나는 대단원 없는 비극의 위를 계속해서 걷고 있다.
 나는 부서지고 깎이며 고독과 고통에 비명지르고 있지만, 한 모금의 물을 갈구하는 지독한 갈증 때문에 더 이상 제동장치도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 <한 모금의 물>이라는 것도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나를 더욱 옥죄어온다.
 때로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괴롭다. 나는 포기하거나 그만 둘 수도 없는 탓이다.
 나는 살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사는 것 외에는 아무 방도도 없다.
 내 영혼은 항상 금단증상에 허덕인다. 그것의 욕구를 채워줄 약물이 어디에도 없는 까닭이다.
 오로지 깊디 깊은 고독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