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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네 시

글/시 2019. 2. 1. 04:39 |

오전 네 시



정적이 차갑게 얼어붙어

밤이 몰아칠 때

나는 갈 곳이 없다

잠을 자는 것도 좋다

세상도 겨울이라는 꿈이니

그러나 호르몬과 화학물질들 사이에서 허우적

거리다 깨어나도 나는 나라는 꿈을 꾸고 있다

갈 곳 잃은 발은

잠에도 들지 못한다

술을 마셔보아도

꿈의 허술한 틈들이 더 잘 보일뿐

이 거품덩어리 속에서는 눕기는커녕

서있을 일도 없다


허구로, 만약 내가 진실로 향하지 않는다면……

더 짙은 안개

더 열리기 힘든 눈


그런데 시원의 혼돈이 법이었다면

피의 따뜻함, 군화소리의 분명함, 공포의 비명들:

회귀하려는 힘, 골수의 목소리

내가 찾는 것은 정반대 방향에서 나를 찾고 있다


겨울에

공허가 더 맑아질 때, 꿈에는 교훈이 없고

나는 헤매고, 헤맬 수밖에, 털이 난 거품 같은 현실

활자는 증발한다.

Posted by Li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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